‘돈봉투’ 강래구 “금품제공 관여 없어…이정근 녹취록 전체 들어봐야”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3.08.29 16: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씨 측 “전당대회 당시 당내 보직 맡은 적 없어”
法 “법정서 방대한 녹음파일 검토까지 이뤄질 필요 없어”
강래구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연합뉴스
강래구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첫 재판에서 “금품제공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캠프가 국회의원들에게 송영길을 지지해달라는 명령을 내려달라고 금품을 준 것”이라며 “이를 위한 원외 조직으로 강 전 위원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강씨 측은 “전당대회 당시 당내 보직을 맡은 적이 없다”며 “대책회의를 하고 상황실장에게 ‘잘해줘야 한다’는 그 한마디를 했다고 해서 피고인이 관여하지 않은 일자에 금품을 제공한 사실까지 전부 공범으로 책임져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피고인은 수자원공사에 있었고, 이정근과 통화하며 여러 조언을 하거나 들은 적은 있지만 당 대표 선거 경선에서 총괄 역할을 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강 전 위원 측은 검찰 측에 일명 ‘이정근 녹취록’ 전체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강씨는 “녹취록 전후를 더 들어봐야 한다”며 “2년 전에 스스럼없이 이 전 사무부총장과 이야기를 해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데 수사 단계에서 일부 잘려서 배열이 됐다. 사적 통화에서 거짓말도 많이 존재할 수 있는데 이것이 수사에서 사실이 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이 확보한 강씨와 이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통화 녹취 파일에는 돈 봉투 살포와 이를 송 전 대표가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은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강씨와의 통화에서 송 전 대표가 강씨가 돈을 쓴 사실을 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 측이 녹음파일 전체 제출을 요구하자 검찰 측은 “같은 주장을 수사 과정에서 해 관련없는 녹음까지 가감없이 제공했는데 또 제출하라니 어디까지 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피고인이 대화 상대방이면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이기에 그 경험에 맞춰 합리적으로 설명해 특정한다면 검토해볼 용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데 공소사실에 관련없는 내용을 재판에 현출하는데 부담이 있다”며 “대화 상대방의 사생활 노출 문제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재판부는 “심리 중에 이미 제출된 녹음파일을 들어보고 특정이 안 된다면 검찰이 입증해야하니 추가로 찾아서 제출하는 방식으로 하면 충분히 방어권이 보장될 것”이라며 “법정에서 방대한 녹음파일 검토까지 이뤄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관석 의원의 기소 내용은 강씨와 완전히 겹치는만큼 증인신문 때 병합해 동시 진행할 계획”이라며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씨는 겹치지 않는 부분이 상당히 있고 이 전 사무부총장 등 공통 증인만 있기에 증인신문 때 병행심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