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2곳 사실상 승계 끝냈다…자녀세대 주식 자산 비중 50% 이상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8.3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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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등 4곳은 자녀 세대 주식자산 비중 100%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총수 일가 주식자산 중 자녀세대의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총 22개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소재 주요 기업들 ⓒ연합뉴스

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 자산 중 자녀세대 자산 비중이 50%를 넘는 곳이 지난 10년 새 10곳이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총수 일가 주식자산 승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말 기준 총수 일가 주식자산 중 자녀세대의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총 22개로 집계됐다. 약 10년 전인 2013년 말(12개)보다 10개 늘어났다. 이번 조사는 총수가 있고 10년 전과 비교가 가능한 대기업 집단 56개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부모세대 기준은 2013년 말 동일인 또는 최대주주 본인 등을 고려했다.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인 그룹은 롯데와 한솔, DL, 한국타이어 등 4개였다. 태영(98.4%)과 DN(92.0%), 두산(83.7%), LG(82.4%), 호반건설(77.9%), 한진(77.8%), 효성(74.7%), 삼성(74.4%), 한화(74.4%), 동원(73.8%), 금호석유화학(72.8%), 신세계(67.5%), 장금상선(64.2%), DB(61.0%), 엠디엠(60.2%), 세아(51.8%), LX(50.6%), 현대자동차(50.5%) 등 18곳도 50%를 넘었다. 이들 기업의 승계 작업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자녀세대 승계는 크게 상속·증여, 공익재단 설립, 자녀세대 기업가치 올리기 등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상속을 통한 자산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LG와 삼성, 한진이다. LG는 2018년 구본무 회장 별세 후 세 자녀(구광모·연경·연수)에게, 삼성은 2020년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세 자녀(이재용·부진·서현)에게 상속이 이뤄졌다. 한진의 경우 2019년 조양호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세 자녀(조원태·승연·현민)에게 지분이 상속됐다.

DL의 승계는 공익재단을 통해 이뤄졌다. 이준용 DL 명예회장이 2015년과 2016년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42.65%를, 2018년 대림씨엔에스 주식 2.31%를 재단에 기부하면서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8.1%포인트 늘었다.

엠디엠의 경우 자녀세대 보유기업의 가치를 높였다. 문주현 회장의 두 자녀(문현정·초연)가 지분 95.24%를 보유한 엠디엠플러스의 기업 규모(자본총액)는 2013년 말 68억원에서 2022년 말 1조3824억원으로 200배 이상 폭증했다. 

부모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인 그룹은 교보생명, 네이버, 셀트리온, 코오롱, 이랜드, 현대백화점 등 6곳이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과 신 회장의 누나(신경애·영애)만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네이버와 셀트리온, 이랜드는 창업세대가 지분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부모세대 주식비중이 100%다.

현대백화점은 2004년 정몽근 명예회장이 장남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차남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에게 보유 지분을 증여했다. 이에 따라 2013년 말 기준으로 승계가 이미 끝난 것으로 보고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을 부모세대로 분류했다.

코오롱은 이웅열 명예회장의 세 자녀(이규호·소윤·소민)가 '메모리오브러브'와 '어바웃피싱' 등 이 명예회장이 창업한 기업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었으나, 메모리오브러브는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고 어바웃피싱은 자본잠식 상태여서 주식자산을 '0'으로 집계했다.

10년 새 자녀세대 주식자산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DL(41.9%→100%)이었고, 엠디엠(3.4%→60.2%), LG(25.9%→82.4%), 삼성(22.2%→74.4%), 한진(26.2%→77.8%)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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