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주담대, DSR 산정시 40년 적용…대출한도 얼마나 줄어드나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08.3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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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억제 위해 DSR 산출 기준 변경
연소득 6500만원 기준 한도 3500만원 줄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은행에서 시행”
지난 17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현수막 ⓒ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현수막 ⓒ연합뉴스

최근 논란이 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 기준이 바뀐다. 실제 만기는 50년이라도 DSR 계산 과정에서는 40년에 걸쳐 갚는 것으로 가정하는데, 결과적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판매한 카카오뱅크·NH농협은행·수협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 등 금융권은 지난 30일 금융당국이 주재한 가계대출 관련 회의에 참석해 DSR 계산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협의했다.

DSR은 연간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이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연간 원리금 총액을 연소득으로 나눠 계산한다. 정부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DSR 한도를 40%(은행권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원리금을 50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대출자가 갚아야 할 전체 원리금은 늘어나지만, DSR이 1년 단위로 소득 대비 원리금 감당 능력을 보기 때문에 당장 현재 대출자 입장에서는 전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DSR 우회 수단’으로 지목하는 이유다. DSR 산정 과정에서 40년 상환 시나리오가 적용되면 지금까지 50년을 모두 적용하는 경우보다 전체 대출 한도는 상당 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늘 회의에서 당국이 DSR 규제를 회피해 대출 한도를 늘리는 목적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수요를 원천 차단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아울러 50년이 아닌 40년 적용 지침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은행에서 시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전했다.

A 은행의 모의실험에 따르면, 연 소득이 6500만원(2023년 4인 가구 중위소득)인 대출자의 경우 DSR 40% 이하 규정에 따라 연간 원리금 상환 가능 금액은 2600만원이 최대 수준이다. 이 대출자가 만약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기존 방식대로 DSR 산정 과정에서 만기 50년이 모두 인정되면, 대출 금리 4.5%를 기준으로 빌릴 수 있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5억1600만원이다. 이때 월 상환액은 216만4051원, 연 상환액은 2596만8612원으로 DSR은 약 40%가 된다.

하지만 같은 조건의 대출자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더라도 새 방식에 따라 만기 40년이 적용될 경우, 같은 금리에서 대출 최대한도는 4억8100만원으로 줄어든다. 기존 방식보다 약 7%, 3500만원의 한도가 줄어드는 셈이다. 새 방식에서 월 상환액은 201만7265원, 연 상환액은 2420만7180원이다. DSR은 약 40%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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