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까스로 0.6% 성장…실질 국민총소득은 뒷걸음질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9.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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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정부소비, 각각 0.1%·2.1%↓
순수출이 전체 성장률 1.4%p 끌어올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경제가 올 2분기 가까스로 마이너스 성장을 피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면서 순수출이 늘어난 덕분에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5일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이 전 분기 대비 0.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성장률은 두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부문별로 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민간 소비가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하락했고,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2.1% 위축됐다.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부진 등으로 0.8% 줄었다. 설비투자의 경우 운송 장비가 줄었지만, 기계류가 늘어 전체적으로는 0.5% 상승했다.

민간·정부 소비 등이 모두 부진한데도 전체 GDP가 0.6% 성장한 것은 순수출 증가 덕분이다. 실질 GDP는 민간소비·정부소비·투자·순수출의 합인데, 1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수출이 늘면서 플러스 성장이 가능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2분기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석유제품 등이 줄어 0.9% 하락했다. 수입의 경우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3.7%나 떨어졌다. 이에 2분기 성장률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1.4%p)과 설비투자(0.1%p)만이 플러스를 보였다. 이는 순수출이 1.4%포인트(p)만큼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 부문은 성장률을 각각 0.1%p, 0.4%p, 0.1%p를 끌어내렸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정부소비(-2.1%)와 건설투자(-0.8%) 성장률은 각 0.1%p, 0.5%p 더 하락했고, 설비투자(0.5%)·수출(-0.9%)·수입(-3.7%)의 경우 0.7%p, 0.9%p, 0.5%p씩 상향 조정됐다.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보다 0.2% 줄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9조3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크게 하락해 명목 GDP 성장률(0.9%)을 하회했다.

실질 GNI도 0.7% 후퇴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4조9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감소하고, 교역 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이 32조2000억원에서 34조원으로 확대되면서 성장률이 실질 GDP(0.6%)보다 낮았다. 총저축률(33.5%)은 1분기보다 0.1%p 증가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2%)이 최종소비지출 증가율(-0.4%)보다 컸기 때문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향후 GDP 전망과 관련해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에서 소비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수출 부진도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국내 펜트업 소비(코로나19로 미뤄진 소비) 약화, 더딘 중국 경제 회복세,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 등의 하방 요인과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 미국 경기 연착륙 등의 상반 요인이 모두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GNI 감소에 대해서는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 시행으로 배당이 늘면서 1분기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역대 최대였고, 2분기도 역대 두 번째였지만 기저 효과로 전 분기보다는 줄었다"며 "여기에 수출품 가격보다 수입품 가격이 더 크게 올라 교역조건이 나빠진 점도 요인인데, 대표적으로 반도체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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