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백선엽 친일’에 “그럼 문재인 부친도?”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9.0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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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은 친일파고 흥남 계장 문재인 부친은 아니냐”
이종찬 광복회장에 사과도 거부…野 ‘반발’ 與 ‘옹호’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백선엽 장군의 ‘친일파’ 규정을 부인하면서 일제강점기 시절 흥남군읍사무소 농업계장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과 비교해 야당의 거센 반발을 샀다.

박 장관은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일제강점기 당시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로 규정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백선엽이 친일반민족행위를 했다는 건 특별법과 정부 차원의 위원회에서 내린 결론”이라고 지적하자 “진짜 밤새워 토론하고 싶다”며 “국가가 역사적 진실을 규정할 수 없다. 그 위원회라는 것도 노무현 정부 때 만든 것이며 당시 구성이 거의 10대 1로 편향됐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을 소환했다. 그는 “백선엽이 스물 몇 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거의 나이가 똑같고 그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냐. 어떤 근거로 그렇게 한쪽은 친일파가 되어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되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1920년 함경도 흥남시에서 태어난 후 흥남시청 농업과장으로 근무하다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흥남철수작전 때 남한으로 피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박 장관의 발언에 거세게 반발했다. 박재호 의원은 “사람이 살면서 비교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다”며 “(일제 당시) 독립운동을 한 사람이 있고, 그냥 공무원이 된 사람이 있고, 독립군을 때려잡는 만주로 간 사람도 있다. 이 3개를 똑같이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논쟁을 자꾸 만드는 게 장관님은 즐겁고 좋으냐”며 “장관은 장관답게 행동하는게 맞다. 이 자리에서 누구누구 비교하면 논쟁만 된다”고 꼬집었다.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의원 역시 “지금 장관님께서 너무 오버하시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이 일제 시대 관직을 했는데 우리가 친일이라고 한 번이라도 공격한 적 있느냐”며 “박 장관은 백선엽이 친일이라고 한다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이냐고 되물은 것뿐”이라고 박 장관을 엄호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종찬 광복회장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 역시 거부했다. 앞서 박 장관은 “이종찬 광복회장이 세 번 네 번 ‘백선엽 장군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아니라고 밝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전날 광복회가 직접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이종찬 회장에게) 사적으로 들은 이야기가 있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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