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에 파묻어 거래’…태국 갱단 죽이고 마약 밀수한 美조직원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9.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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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국인 일당 10명 중 8명 검거…2명은 인터폴 적색 수배 요청
“훔쳐갈까봐”…국내 유통책 ‘던지기’ 대신 야산 땅 속에 마약
경찰이 야산에 은닉된 마약을 수거하는 장면 ⓒ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야산에 은닉된 마약을 수거하는 장면 ⓒ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태국에서 마약조직에 가담했다 두목을 살해한 뒤 80억원 상당의 마약을 숨겨 들여온 미국인 조직원을 구속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12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내·외국인 일당 10명 중 8명을 검거하고 해외에 체류 중인 총책 등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인터폴로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붙잡힌 피의자는 한국에 필로폰을 반입한 20대 후반 미국 국적 남성 A씨와 베트남 국적 남성 B씨, 그리고 이들에게서 마약을 건네받아 판매한 C씨 등 국내 유통책 6명이다. 

A씨는 지난 8월2일 관광객인 것처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진공 포장된 필로폰 1.95㎏을 몰래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려고 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를 받는다.

A씨는 2015년 11월 태국에서 마약 범죄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하다가 이권 다툼으로 조직 두목을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경찰은 지난 7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국내 유통책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A씨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이후 유통책과 거래하러 나온 A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B씨는 지난 7월25일부터 8월10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 호텔 등에서 합성대마 3800ml를 제조해 C씨 등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C씨 등 국내 유통책들은 건네받은 필로폰, 대마, 합성 대마 등을 공원 야산 땅속에 파묻거나 음식물 쓰레기통 안에 넣는 등 던지기 수법으로 전국에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된 유통책 중 한 명은 야산에 묻어두고 찾아가게 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우편함 등에 마약을 넣어놓고 찾아가도록 하는 기존의 이른바 '던지기' 수법에서 도난 사건이 자주 발생하자 야산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는 약 7만6000여 명이 동시 투약이 가능한 76억원 상당의 필로폰 2.3㎏과 3억4000만원 상당의 합성대마 135ml로 총액 79억4000만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집중단속과 연계해 밀수입 및 대규모 유통 사범, SNS·가상자산 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사범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 특별단속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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