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檢 압수수색 시도에 반발 ‘대치’…JTBC는 집행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9.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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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기자 2명 주거지도 압수수색
김만배·신학림 ‘尹 명예훼손’ 혐의 추가
9월14일 대장동 허위보도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중구 뉴스타파를 찾은 검찰 관계자들이 뉴스타파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 연합뉴스
9월14일 대장동 허위보도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중구 뉴스타파를 찾은 검찰 관계자들이 뉴스타파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장동 허위보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뉴스타파와 JTBC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와 서울 마포구 JTBC 본사 사무실을 상대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압수수색 절차를 진행 중이다. 

JTBC는 영장 집행이 시작됐지만 뉴스타파는 집행을 거부, 검찰 측과 대치를 벌이고 있다. 뉴스타파 직원들은 본사 입구에서 '언론자유 수호' '지키자 뉴스타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검사와 수사관 출입을 막고 있다. 

의혹 관련 인터뷰를 보도한 뉴스타파 한아무개 기자와 봉아무개 기자(전 JTBC 기자)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보도 주체인 회사에 인터뷰 전문 등 관련 자료가 보관돼 있기 때문에 보도 경위와 공모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21년 9월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조우형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의 허위 인터뷰를 하고, 닷새 뒤인 9월20일 그 대가로 신씨에게 1억6500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신씨가 허위 인터뷰를 녹취해 뉴스타파 측에 제공하고 여러 차례 협의하는 등 보도에 관여했고,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 허위 보도를 해 여론 조작을 도모하고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신씨는 허위 인터뷰 의혹을 부인하면서 대선 개입 시도 역시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2월25일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윤 대통령의 '대장동 일당' 발언을 보고 김씨와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 보도를 결심했고, 뉴스타파 대표에 구두보고 후 그해 3월4일 뉴스타파에 녹음파일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도 허위 인터뷰 의혹이 일파만파 하자 지난 7일 "3월4일 밤 10시56분 신씨에게 김만배 음성파일과 녹취록을 넘겨받았고, 다음날 주요 인물들에 대한 입장을 물은 뒤 3월6일 오전 논의를 거쳐 보도를 결정했다"고 경위를 밝혔다.

검찰은 김씨와 신씨를 기존의 배임수·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외에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이 대장동 사건 관련 허위 보도 의혹 수사를 위해 뉴스타파와 JTBC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9월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JTBC 본사 모습 ⓒ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이 대장동 사건 관련 허위 보도 의혹 수사를 위해 뉴스타파와 JTBC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9월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JTBC 본사 모습 ⓒ 연합뉴스

JTBC 소속이던 봉 기자는 대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의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하면서 이를 부인하는 조우형씨의 진술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봉 기자는 해당 보도 이후인 작년 10월 뉴스타파로 이직했다.

봉 기자는 지난해 2월21일 민간업자 남욱씨의 2021년 11월 검찰 진술조서 등을 근거로 '2011년 2월 조씨가 두 번째 대검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고,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고 보도했다. 같은달 28일엔 '조씨가 주임검사랑 커피를 마시고 금방 나왔다는 얘기를 영웅담처럼 했다'는 등의 조씨 측근 2명의 전언을 보도했다.

검찰은 봉 기자가 2021년 10월 조씨와 직접 만나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등의 설명을 듣고도 이를 빠뜨린 채 커피를 타준 주임검사가 윤 대통령이라는 것처럼 보도한 것으로 본다.

한 기자와 봉 기자는 모두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사건의 핵심은 '누가 커피를 타줬는지'가 아니라며 여러 수사 무마 정황에 대해 검찰과 윤 대통령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뉴스타파 측은 신씨가 김씨로부터 돈을 건네 받은 것을 파악하지 못한 채 보도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봉 기자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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