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에 떡볶이 더하니 ‘걸작’이 탄생했다
  • 이경수 크리에이티브아일랜드 PD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9 07:35
  • 호수 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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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복미 위드인푸드 대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오히려 해외 진출 확대”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은 문화 후진국이었다. 미국이나 일본 애니메이션의 하청공장 역할을 했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이른바 ‘K’가 글로벌 문화시장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K무비 등이 현재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의 유명 음반사들이 잇달아 한국 기획사와 손잡고 글로벌 K팝 그룹을 론칭했을 정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 우려에도 한국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 저력은 역시 ‘풀뿌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강소기업에서 나온다. 시사저널은 이들 기업을 응원하고, K콘텐츠 열풍이 ‘K기업’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K이사람’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떡볶이는 국민 대표 간식이다. 전국 어디를 가든 편하게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자 소울 푸드다. 그런 떡볶이가 이제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핫키워드가 됐다. 여기에 국민 야식이자 술안주인 치킨이 가세했다. ‘걸작’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김복미 위드인푸드 대표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이 빛을 발한 결과물이다.

ⓒ위드인푸드 제공

‘작품 같은 음식’ 의미로 브랜드에 ‘걸작’ 사용

김복미 대표의 지휘 아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탄탄히 자리 잡은 ‘걸작떡볶이치킨’은 2014년 론칭됐다. 죠스와 국대 등 떡볶이 열풍이 거셀 때였다. 이들 브랜드는 매운맛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김 대표는 발상을 달리했다. 자극적인 맛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어릴 적 엄마가 해주던 국물 떡볶이였다. 그는 “떡볶이가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생겨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차별화를 위해 전통의 맛, 자극적이지 않지만 손을 뗄 수 없는 그 강함을 믿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30년 이상 국민 야식·술안주로 각광받는 치킨을 더했다. 치킨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맛도 색다름이었다. 작품 같은 좋은 음식, ‘걸작’이라는 브랜드명을 선택한 이유다. 걸작떡볶이치킨은 입소문이 나면서 가맹 문의도 잇따랐다. 국내에서만 현재 180여 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걸작떡볶이치킨은 현재 호주와 태국 등에서 7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점포는 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오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그는 설명한다. 걸작떡볶이치킨은 2019년 7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2020년 1월 방콕아이콘시암에 성공적으로 1호점을 열었다. 이후 라차다점과 센트럴 칫롬, 시암센터점, 루토스 라차푸르크점, 루토스 나콘인점을 순차적으로 오픈했다. 팬데믹이 한창인 시기에도 적극적으로 해외 매장 확대를 추진하면서 호주 멜버른에도 1호점을 열었다. 걸작떡볶이치킨은 최근 동남아 시장 추가 확장을 위해 브랜드 핵심 재료들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은 상태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당당하게 ‘여풍’을 일으키는 김복미 대표지만, 사실 그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프랜차이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김 대표가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취업하면서였다.

“회사에서 만난 좋은 팀장님들 덕분에 프랜차이즈의 다양함을 알게 됐고, 이해를 하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제는 넉넉하지 않은 자금이었는데 당시 제 나이가 31세, 남편은 35세였어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작하는 게 좋겠다. 사업을 3~4년 해보고 실패하더라도 30대 중후반 나이일 뿐이다. 그때 다시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남편을 설득했어요.”

ⓒ위드인푸드 제공
태국 시암센터점 관계자들과 기념촬영 중인 김복미 대표(왼쪽 세 번째) ⓒ위드인푸드 제공
ⓒ위드인푸드 제공
김복미 대표가 직원들과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위드인푸드 제공

신혼집 보증금에 은행 대출 받아 사업 시작

결국 고개를 끄덕인 남편 덕에 신혼집 보증금에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시장 한구석에 조그만 매장을 연 김 대표는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닭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당시 김 대표 주변에는 창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안타까워하는 지인이 많았다.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는 분명한 꿈이 있었다. ‘확장성을 가진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작은 매장에서 수년간 6~7개 브랜드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프라이드 치킨에 돈가스 도시락, 닭강정과 탕수육, 두 마리 치킨 등 여러 번 간판을 바꾸며 다양한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걸작떡볶이치킨도 사실 4번째로 만든 브랜드예요. 자영업으로 만족하고 싶지 않았고,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였죠. 때문에 확장할 수 있는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있느냐 여부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계속 브랜드를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

걸작떡복이치킨 브랜드를 운영 중인 위드인푸드의 사명은 ‘음식과 사람’이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외식업에서 음식은 소비자를 위한 단연 1순위다. 그렇다면 같이 일하는 직원을 위한 1순위는 뭘까. 김 대표의 답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일하는 이유에는 3가지가 있다. 돈과 비전, 그리고 사람인데 김 대표의 경우 사람 때문에 일한다고 말한다. 회사에도 사람에 대한 가치를 담고 싶었다. 그래서 세 가지, ‘돈과 비전, 사람을 적절히 다 줄 수 있는 대표’, 김 대표가 회사를 운영하는 방침이자 철학이다. 이를 통해 청소년에게도 희망과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선배로 남는 게 김 대표의 바람이다.

“돈이 없어도, 학력이 좋지 않아도, 좋은 인맥이 없어도 정말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언니나 누나가 지금 시대에는 필요해요. 제가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여성 CEO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그는 “여성이라는 타이틀보다 능력과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많은 여성이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면서 “오직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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