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신경전…국힘 “이재명 꼼수” vs 민주 “尹心 눈치보나”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10.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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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무대응’ 원칙…與 “민생 위하면 여야 채널부터 복원하라”
野 “여당이 왜 대통령실 대신 나서나…尹, 회동 외면하면 국민 심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민생 영수회담’을 두고 여야가 계속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가 정치 위상 회복을 위해 꼼수로 회담을 제안했다”고 직격하자, 민주당은 “여당 지도부의 막말이 윤석열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대변하는 것이냐”고 응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전국공항노동조합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 고기를 얻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에 비유했다. 대통령실이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무대응’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도 민주당을 향해 “영수회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못을 박은 셈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사과 한마디 없이 뜬금없이 민생 영수회담을 들고 나온 건 사실상 민생에 관심 있어서가 아니라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려는 정략적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생에 몰두하고 싶으면 여야 지도부 간 대화 채널을 실효적으로 복원하는 게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도 ‘뒤끝’, ‘옹졸함’, ‘졸렬’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반박에 나섰다. 권칠승 민주당 대변인은 4일 브리핑을 통해 “김기현 대표는 야당 대표의 영수회담 요구를 ‘연목구어’라고 매도하는 한편 ‘여야 대표 회담부터 응하라’고 힐난했다”고 불쾌함을 표출하며 “왜 여당이 대통령실을 대신해서 나서는지 의아하다. 혹시 여당 지도부의 거친 막말이 윤석열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대변하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권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1년 반 동안 대표와의 만남을 거부하는 ‘뒤끝’과 ‘옹졸함’을 보였다”며 “윤 대통령은 여당 뒤에 숨은 졸렬한 정치를 멈추고 국민에 대한 책임을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생회복을 위한 야당 대표와의 회동을 회피한다면 국민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현장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영수회담에 대해 “(현재) 대통령실의 최종입장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대통령실에선 여전히)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 다시 촉구하는 논평을 (당 차원에서) 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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