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500명’ 지상전 일촉즉발…하마스 “인질 1명씩 처형”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10.1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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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800명, 팔레스타인 687명 사망…인질 150명 규모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움직임 “인간 탈을 쓴 짐승들과 싸울 것”
가자지구 고사작전 압박에 하마스 민간인 포로 처형 경고
이스라엘 여성이 10월7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받은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서 아이를 안고 대피하고 있다. ⓒ AP=연합
이스라엘 여성이 10월7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받은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서 아이를 안고 대피하고 있다. ⓒ AP=연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인한 무력 충돌로 1500명에 육박한 사망자가 나왔다.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는 등 양측 무력 충돌은 격화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주택을 폭격할 경우 포로 처형을 단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은 9일(현지 시각) 하마스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800명 이상, 부상자는 2600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하마스 무장대원이 지난 7일 새벽 기습 침투한 이스라엘 남부 지역 피해 규모가 계속 늘면서 사망자 수가 전날보다 100명가량 늘었다.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측은 약 150명의 인질이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아직 이들의 생사가 불투명하고 하마스가 인질 처형을 경고함에 따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사망자와 인질 중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등 외국인도 다수 포함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미국인 최소 11명이 사망했다며 "(하마스) 테러 공격으로 인해 엄청난 비극을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즉각 응징에 나서면서 가자지구에서도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집중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각각 687명, 3726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양측 사망자는 최소 1487명, 부상자는 6326명으로 인명 피해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돌 발생 사흘째인 10월9일(현지 시각)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 AFP=연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돌 발생 사흘째인 10월9일(현지 시각)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 AFP=연합

하마스는 9일 이스라엘이 사전 경고 없이 민간인 주택을 폭격할 경우 이스라엘 민간인 포로를 처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보복을 막기 위해 인질을 '인간 방패'로 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A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바이다 대변인은 "사전 경고 없이 우리 국민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우리가 붙잡고 있는 민간인 포로 중 한 명을 처형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스라엘 포로들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자신들은 이스라엘이 예고 없이 집 안에 있는 민간인을 폭격하고 살해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했다.

가자지구 인근에 배치된 이스라엘군이 10월9일(현지 시각) 탱크에 올라타 기관총을 정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사흘째인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분리장벽 주변 지역의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 AP=연합
가자지구 인근에 배치된 이스라엘군이 10월9일(현지 시각) 탱크에 올라타 기관총을 정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사흘째인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분리장벽 주변 지역의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 AP=연합

이스라엘은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대부분 격퇴했다고 밝히며 가자지구 고사 작전을 전개, 하마스 궤멸을 노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예비군 30만 명을 동원하면서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도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에 대한 완벽 봉쇄를 지시했다.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며 "인간의 탈을 쓴 짐승과 싸우고 있다. 거기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이 24∼48시간 안에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민을 비롯해 다국적 인질을 인간 방패로 내세운 만큼 섣불리 지상전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에 앞서 장기간 포위 및 지속적인 공습으로 하마스를 굴복시키려는 계획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월9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내 모스크 주변이 이스라엘군 로켓 공격으로 폐허가 된 모습 ⓒ AFP=연합
10월9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내 모스크 주변이 이스라엘군 로켓 공격으로 폐허가 된 모습 ⓒ AFP=연합

주민 237만 명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에 대한 고사 작전이 장기화하면 막대한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가자지구는 2007년부터 15년 넘게 시행된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으로 생필품과 의약품 반입이 제한돼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한편,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전단을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이동 배치했다. 항모전단은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함, 순양함인 노르망디함, 구축함인 토마스 허드너함, 매미지함, 카니함, 루스벨트함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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