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난방비 0원’ 낸 아파트 23만 세대…비결은?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10.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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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기 고의 훼손 29건 적발…서울서 16건 발생
서울 시내 전기·가스 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전기·가스 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지난 겨울 난방비를 전혀 내지 않은 아파트가 23만 세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렸지만 난방비가 폭등하면서 이 중 68%는 실제로 난방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개월 이상 난방비 0원을 기록한 아파트는 22만7710세대로 집계됐다. 난방비 0원 세대 중 15만4779세대는 실제로 난방을 사용하지 않았다.

난방비 0원 세대 가운데 12.0%를 차지하는 2만7265세대는 계량기 고장에 의해 비용이 청구되지 않았다. 이 중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도록 고의로 계량기 등을 훼손한 경우도 29건 확인됐다. 계량기를 일부러 고장 내 난방비를 내지 않은 세대는 경찰에 고발하거나 같은 아파트 동에서 가장 많은 난방비를 부과하는 등의 조처가 내려졌다.

난방비가 발생하지 않은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경우는 2.9%(6668세대)였다. 이들은 해당 아파트 세대에 실제 거주하면서 난방을 사용했고 계량기 역시 고장 나지 않았지만,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았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지역의 난방비 0원 세대가 전체의 52.3%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이 17.5%로 뒤를 이었다. 계량기 고장에 의해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경우도 경기에서 55.9%, 서울이 17.1%를 각각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만 고의 훼손의 경우 전체 29건 중 16건이 서울에서 발생했다.

'난방비 0원' 아파트 문제는 2014년 배우 김부선 씨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겨울철 난방비 부과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박상혁 의원은 "공동주택 입주민 간 불필요한 갈등을 방지하고 공동주택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토부와 지자체는 난방 계량기를 지속해 관리하고 관련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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