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성으로 덤터기…모두 강 전 위원 지시 받아”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이성만 의원 등이 ‘민주당 돈 봉투’ 검찰 수사 단계에서 거짓 인터뷰를 했다”고 주장하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 공판에서 이 전 부총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이날 검찰은 법정에서 2021년 3월경의 통화 녹취록을 틀며, 당시 이 전 부총장이 송영길 캠프의 조직본부장을 맡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강 전 상임위원이 캠프의 조직구성이나 활동에 대해 구체적 인물을 거론하면서 이 전 부총장을 ‘아바타’로 언급하기도 했다.
녹취록에서 강 전 상임위원은 “시장, 군수가 서운하지 않으려면 ‘(향후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면) 베니핏(이득)을 줄게, 너희 세상으로 만들어줄게’라는 식으로 설득해 일할 사람을 파견받으라”는 방식을 이 전 부총장에게 전했다.
이 전 부총장도 이러한 검찰 주장에 동의하며 “처음에는 조직본부장을 하려던 것이 아니었지만 이렇게 뒤에서 지원해주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하나하나 강래구 전 상임감사에게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전 상임위원이 배후에서 캠프 조직 총괄을 맡은 것은 사전에 송영길 당시 후보와 논의됐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21년 3월5일 녹취록에서 강 전 상임위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돈이 필요하다고 먼저 제안하고, 특정 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형님도 돈 내쇼 밥값이라도’라는 식으로 설득하라고 지시한다.
이를 두고 이 전 부총장은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강래구 감사와 이성만 의원,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정근이 밥값이 없다며 돈을 달라고 징징거렸다’고 했다”며 “한 때 동지라고 여겼던 사이였는데 짠 듯이 저에게 인식공격성으로 덤터기를 씌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 죄는 적게 하고 발뺌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지만 하루 아침에 표변하는 태도를 보인 것에 책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래구 전 상임감사위원과 검찰 대질 조사 당시 제가 먼저 돈을 요구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렇게 인터뷰를 한 것에 사과를 받은 바 있다”며 “이성만과 조택상에게도 이 녹취를 보여주고 사과 받고 싶다”고도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