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시진핑 ‘경제 책사’ 허리펑과 협력 방안 논의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11.0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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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인연…“中 차관급 고위인사 배석…외교 관례상 이례적” 
허리펑 “현재 양국관계는 ‘작은 곡절’…소통으로 극복해야”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와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오른쪽)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68)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과 비전 등을 공유했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20분께 중국 베이징시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접견실에서 시작된 회담에서 김 지사와 허리펑 부총리는 한·중관계 강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 양국 경제협력 방안, 세계경제 동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1시간보다 30분을 더 넘겨 진행됐다.

김 지사와 허리펑 부총리 회담은 지난 2018년 2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15차 한·중경제장관회의' 이후 5년9개월 만이다. 당시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허 부총리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을 각각 맡고 있었다.

이날 회담에는 경기도 측에서 홍상우 도 국제관계대사, 류복근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 박근균 도 국제경제협력과장 등이 중국 측에서는 한원슈 중앙재경판공실 부주임, 쉬쇼우본 국무원 부비서장,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중국 측 배석자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모두 차관급 이상의 고위인사다. 이날 한 배석자는 "동일 직급 또는 직책이 아닌 이상 면담이 성사되지 않는 것이 중국의 외교 관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담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허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5년이 지나서 우리 모두 예전의 직책을 떠나서 새로운 자리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5년간 전 세계는 크게 바뀌었고, 양국은 경제 측면에서 많은 곡절을 겪었지만 우리는 어려움을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에 김 지사는 "5년 9개월 전 그때와 여전한 모습으로 뵙게 돼 전에 가졌던 우정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아무리 국제관계가 변해도 우리 양국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중관계 강화를 위해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허 부총리가 김 지사를 '라오펑요(老朋友·오랜 벗)'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표시하는 등 허심탄회한 얘기가 오갔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허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에 대해 '작은 곡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배석자들은 김 지사와 허 부총리 모두 친구지간에 살다보면 겪을 수 있는 곡절들은 소통과 협상을 통해서 반드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공감대도 형성했다고 전했다.

광둥성 출신인 허 부총리는 1980년대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샤먼시 정부 판공실 부주임을 맡아 맺은 인연을 40년 이상 유지한 경제 분야의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에 선출됐고, 지난 3월 부총리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겸임하면서 전임 류허를 대신하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떠올랐다. 중앙재경위는 시 주석 집권 2기인 2018년 당의 집중 통일 영도를 강화하기 위해 중앙재경 영도소조를 격상해 만든 조직으로, 시 주석이 주임을 맡는 최고 경제 정책 결정 기구다. 

그의 영향력이 오히려 전임자인 류허를 능가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유 관할 영역인 금융·부동산 분야는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 프랑스, 독일과 경제·무역 협상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며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회담했고, 지난 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3차 중국·독일 고위급 금융 대화에서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과 만나 25개 항목의 금융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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