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자·매수자 간 가격 견해 차”
서울의 아파트 매물이 8만 건 이상 쌓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매물이 쌓이는 것은 결국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수요자가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3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8만452건으로 집계됐다. 8만 건의 매물 건수는 아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21년 4월 이래 가장 많은 건수다.
부동산 시장이 부진했던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도 매물 건수는 5만 건 안팎이었다. 지난 8월 7만 건을 넘어선 매물은 현재 8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달 3일(7만465건)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만 건 가까이 늘어났다.
매물이 늘었지만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하는 분위기다. 지난 4~9월 월 3000건을 웃돌던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1407건으로 반 토막이 났다. 최근 아파트 매매 가격은 오름세지만, 상승 동력은 예전보다 떨어진 모양새라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갔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의 전주 대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10월 셋째 주 0.09%, 넷째 주 0.07%, 다섯째 주 0.07%다. 지난 9월부터 0.1% 이상 상승률을 유지하다 최근 4주 연속 0.1%를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 견해 차로 인해 거래 소강 상태가 나타나면서 매물이 쌓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이로 인한 가격 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양측의 가격 간극이 벌어지면서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며 “거래 소강 상태가 내년 초까지 갈 수 있으나, 최근 서울의 전세가 추이 등을 볼 때 가격 하락보다는 숨고르기, 보합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건설연구원은 전날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올해 4분기 보합세에 이어 내년 하락 반전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 대출 경직성 등으로 거래량이 지속되기 어려워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