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이재명 면전서 “정쟁 좀 그만합시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1.0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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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이재명, 같은 행사장 참석…인 “나라 위해 같이 싸우자”
“윤석열한테 그렇게 해” “너희나 멈춰” 장내 항의도…李는 미소만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같은 행사장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쳐다보며 “이제 정쟁 좀 그만합시다. 그만하고 나라를 위해 같이 싸우자”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축사에서 “민주당에 전라도 말로 해야쓰겄다(해야겠다). 민주당도 그동안 그렇게 크게 자랑할 것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을 향해 “김대중 선생님 같은 분, 생각은 달라도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분, 그런 길로 늘 갔으면 좋겠다”며 “정치도 모범적으로 바뀌어서 (다른 나라가) 우리 같은 정치를 갖고 싶어 하는 나라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1994년 광주에서 김대중 선생님을 독대했다. 그 자리에서 저는 통역을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한이 가득 차 있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이 몇 년 동안 따라다니는 것에 대한 한을 풀지 못했고, 저는 만나자마자 ‘왜 보복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 전 대통령은) 걸쭉한 말씀으로 ‘인 원장, 보복이란 것은 못쓰는 것이요. 말하자면 만델라처럼 살아야 돼’라고 했다”며 “제가 30분 동안 만델라 강의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1998년 1월 김 전 대통령 취임식 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참석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머리가 좀 벗겨진 분(전 전 대통령)이 오셨다. 그 옆에 노 전 대통령도 와서 속으로 아주 분노했다”며 “그러나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짜 실천하는 저 사람(김 전 대통령)이 노벨상감이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 위원장은 “김대중 선생님의 마지막 유언인 ‘사랑은 남의 허점을 덮어주고 좋은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라며 여야 간 협치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쟁을 멈추자”는 인 위원장의 발언이 나오자 장내에서는 “윤석열한테나 그렇게 해!” “너희나 멈춰” 등의 고성과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금세 분위기는 정리됐고, 이를 바라보던 이재명 대표는 인 위원장을 향해 미소만 내비쳤다.

앞서 축사에 나선 이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한평생 다섯 차례 죽을 고비, 오랜 수감 생활 망명이라는 참으로 모진 고초를 겪었다”며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지금 다시 김대중 정신을 되새긴다. 무리한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와 국민 주권 원칙 지킨 인동초의 뚝심, 시대를 통찰했던 혜안,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강철 같은 의지, 저희들이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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