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폴란드 수출 무산되나…정권 교체로 ‘계약 무효’ 가능성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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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한국과 약 21조원 무기 구입 계약…일부 납품 중
야권연합 “계약 분석·평가할 것”…로이터 “韓 방산 수출 불똥”
폴란드의 정권교체로 한국의 방산 수출에 불똥이 튈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8월 폴란드에 수출 계약을 체결한 K2 전차 180대에 공급한다고 밝힌 사격통제시스템 ⓒ연합뉴스
폴란드의 정권교체로 한국의 방산 수출에 불똥이 튈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8월 폴란드에 수출 계약을 체결한 K2 전차 180대에 공급한다고 밝힌 사격통제시스템 ⓒ연합뉴스

폴란드 새 정부가 전임 정부에서 체결된 방산 계약 무효화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한국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야권 연합의 일원인 ‘폴란드 2050’ 소속의 시몬 홀로브니아 하원의장은 이날 폴란드 민영방송 ‘라디오 제트’에 “법과정의당(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며 “지난 10월15일 총선 이후 PiS는 예산을 쓰지 않고 국가 관리에만 권한을 제한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의 국방장관으로 꼽히는 블라디슬라브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농민당(PSL) 대표도 전날 PiS 정부가 10월15일 이후 체결한 계약들이 “분석과 평가를 거칠 것”이라고 전하며 폴란드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현 폴란드 국방장관은 코시니아크-카미시 대표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라며 비판했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그들은 한국으로부터 들여올 장비를 폴란드 군수산업의 장비로 대체할 것이라고 대중영합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로이터통신은 이러한 상황이 한국의 방산 수출에도 불똥이 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달 폴란드의 정권 교체 이슈에 자금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무기 수출 계약이 무산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웃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방력 증강을 꾀하고 있는 폴란드는 지난해 한국과 124억 달러(약 17조원) 규모의 1차 무기 구입 계약을 체결했다. 1차 사업은 본계약을 체결하고 양산·납품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뤄진 2차 계약은 3조4758억원이 전부로 당초 정부가 기대한 30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 정부는 폴란드 방산 수출 2차 계약이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한도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모아 공동 대출의 방식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지난 10월15일 총선에서 집권당이자 민족주의 성향 우파 보수정당인 PiS는 하원에서 35.4%를 득표하는 데 그쳐 제1당이 됐지만, 과반 확보는 하지 못했다.

반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역임한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가 이끄는 시민연합(KO)이 주도하는 야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8년 만에 정권 탈환을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PiS의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신임 투표에서 예상대로 패할 경우 친유럽 성향의 야권 연합이 11일 집권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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