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병원으로 갈 수밖에”…지역의대 졸업해도 인턴 자리 부족
  • 강윤서 기자 (kys.ss@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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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전국 인턴 정원 65% 수도권이 싹쓸이
강원권, 졸업생 대비 인턴 정원 25.9%에 불과

전국에 있는 병원 인턴 자리의 65%는 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강원 등 다른 지역의 졸업생 수 대비 인턴 정원 비율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에서 의대를 졸업해도 그 지역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턴 정원이 부족해 구조적으로 ‘수도권 의사 쏠림’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의과대학 2023.11.27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의과대학 2023.11.27 ⓒ연합뉴스

13일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의대 졸업생 수 대비 인턴 모집 정원 비율의 지역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의대생들은 대부분 졸업과 함께 의사 면허(일반의)를 취득하고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병원에서 수련 과정을 거친다. ‘수련의(인턴)’ 1년 후 진료과목을 선택해 ‘전공의(레지던트)’를 지원한다. 이후 3~4년 기간을 거친 뒤 전문의를 취득하게 된다.

최근 10년간 졸업생 수와 인턴 정원이 거의 비슷했다. 의대 졸업생은 총 3만1516명, 인턴 정원 3만2557명이었다.

하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컸다. 수도권 의대 졸업생 수 대비 인턴 정원 비율은 156.3%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높았다. 10년간 수도권 의대 졸업생은 1만3592명이지만, 수도권에서 모집한 인턴 정원은 2만1239명으로 훨씬 많았다.

이에 비해 다른 지역의 졸업생 수 대비 인턴 정원 비율은 현저히 낮았다. 지역별로 ▲영남권 77.0% ▲호남권 51.8% ▲충청권 51.7% ▲제주권 42.2% ▲강원권 25.9%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비율이 나타난 강원권은 10년간 의대 졸업생 수가 2760명이지만, 인턴 정원은 714명에 그쳤다. 강원권 인턴 모집 정원이 그 지역 의대 졸업생의 4분의 1 수준인 것이다.

이 기간 전국 인턴 정원 중 수도권 비율은 65.2%에 달한다. 인턴 정원의 무려 3분의 2가 수도권에 몰린 것이다. 따라서 출신 대학이 있는 지역에서 모집하는 인턴 정원이 적으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인턴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수도권 소재 의대를 졸업하고 타 지역에서 인턴을 하는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반면 강원권에서는 다른 지역으로 가서 인턴을 하는 비율이 73.7%로 나타났다.

신현영 의원은 “지역에서 의대를 졸업해도 그 지역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턴 정원이 부족해 구조적으로 ‘수도권 의사 쏠림’이 악화되고 있다”며 “지역 의대 졸업 후 지역에서 전공의 수련과 취업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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