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성탄절 테러 경계령…“20대 미만 ‘외로운 늑대’ 주의”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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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국토안보부, 연말연시 ‘잠재적 치안 위협’ 경고
유대인·무슬림 多 독일·프랑스 우려…“젊은 무슬림, 더욱 극단주의화”
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울타리에 흉기 피습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꽃다발이 꽂혀 있다. ⓒAFP=연합뉴스
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울타리에 흉기 피습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꽃다발이 꽂혀 있다. ⓒAFP=연합뉴스

성탄절 연휴가 다가오면서 미국과 유럽 각국이 이슬람의 자생적 테러리스트 ‘외로운 늑대’의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DHS)는 12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중동에서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성탄절과 연말연시에 잠재적 치안 위협이 있다고 경고했다.

FBI와 DHS는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과 관련한 계속되는 긴장으로 겨울에 걸쳐 군중 모임을 겨냥한 단독 행위자의 폭력 위협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가 사전에 계획된 특정 움직임에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양한 이념에 자극을 받은 단독 행위자가 이러한 표적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계령은 미국에서 가자전쟁을 놓고 여론이 반으로 나뉘면서 증오범죄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10월14일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는 71세 집주인이 “무슬림은 죽어야 돼”라고 소리치며 세입자 가족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6세 팔레스타인 소년이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뉴욕 북부에서는 7일 28세 남성이 유대교 회당에 엽총 두 발을 쏴 체포됐다.

유럽에서도 테러 공포가 확산되면서 각국에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바 요한손 유럽연합(EU) 내무담당 집행위원은 5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사회의 양극화 등으로 성탄절 연휴동안 EU에서 테러 공격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지난 2일 밤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에서 20대 프랑스 국적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한명이 사망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이 용의자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앞서 유럽 나라 가운데 유대인과 무슬림 인구가 많은 국가로 꼽히는 독일과 프랑스 당국도 각각 ‘외로운 늑대’ 경계령을 내렸다.

‘외로운 늑대’는 전문 테러 단체 조직원이 아닌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가리키는 말로 이들은 특정 조직이나 이념이 아니라 개인적 반감을 이유로 스스로 행동에 나선다는 것이 특징이다.

독일 안보 당국은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독일에서 “유대인과 이스라엘인, 서방을 겨냥한 테러 공격 가능성의 잠재적 위험이 커졌다”고 밝히며 특히 극단주의에 빠진 개인이 단독으로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프랑스 국내안보총국(DGSI) 당국자도 현지 매체인 르몽드 인터뷰에서 IS가 하마스와 선을 긋다가 이제는 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형제들”과 연대를 촉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용의자 연령대가 점점 어려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올해 적발된 테러 모의 3건에 모두 20세 이하 용의자가 포함돼 있으며 최연소는 13세라고 전했다.

독일 한 당국자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젊은층 무슬림이 인터넷 허상 속에서 점점 극단주의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이들을 찾아내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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