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드라마 속 이야기 아니다…‘학폭’ 피해자 10년새 최대
  • 정윤경 기자 (jungiza@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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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 6만 명 육박
피해 유형 언어폭력 37.1%로 최다…2위는 신체폭력 17.3%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초·중·고 학생들이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4일 교육부는 전북을 제외한 전국 시도교육청과 함께 4월10일부터 한 달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317만5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5만9035명(1.86%)으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제도 개선 및 학교 전담 경찰관 역할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제도 개선 및 학교 전담 경찰관 역할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피해 유형별로 보면 언어폭력(37.1%)이 가장 많았다. 2위는 신체폭력(17.3%), 3위는 집단따돌림(15.1%)이었다. 그 뒤로 강요, 사이버폭력, 스토킹, 성폭력이 줄을 이었다.

또 피해 경험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중 절반 가까이(48.3%)는 같은 학교이자 같은 반 또래에게 학폭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폭은 주로 학교 안에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교실 안(29%), 복도나 계단(17.7%), 운동장이나 강당(10.4%)과 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폭력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 피해를 입은 학생들 대다수(92.3%)가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보호자나 친척에게 알린 경우(36.8%)가 가장 많았다. 학교 선생님(30%)이나 친구, 선·후배(14.9%)에게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학폭 사안이 언론 보도, 드라마 등을 통해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는 등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시기에 (실태조사)가 실시돼 전년보다 피해 응답률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언급한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더 글로리》, 언론 보도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 학폭 사건으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청문회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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