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는 도미노 인상…인하 효과 체감하기 어려울 듯
내년 1월1일부터 국산 증류주에 붙는 세금이 축소되면서 소주 공장 출고가가 약 10% 낮아질 전망이다.
국세청은 지난 14일 주세 기준판매비율심의회를 열고 국산 소주의 '기준 판매 비율'을 22.0%로 책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국산 위스키·브랜디·일반 증류주의 '기준 판매 비율'은 각각 23.9%, 8.0%, 19.7%로 결정됐다. 증류주에 향료 등을 섞은 리큐르의 기준판매 비율의 경우 20.9%로 확정됐다.
국세청 측은 주세 기준 판매 비율 제도가 처음 도입되는 점, 음주의 사회적 비용,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기준 판매 비율을 정했다고 밝혔다. 기준 판매 비율이란 주세를 계산할 때 세금 부과 기준인 과세표준을 줄여주는 세금 할인율이다. 기준 판매 비율이 커질수록 과세표준이 작아져 세금이 적어지게 된다.
해당 제도는 수입 주류에 비해 국산 주류에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되는 종가세 과세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도입됐다. 그동안 국산 주류는 제조 원가에 '판매 비용과 이윤'이 포함된 반출 가격에 세금이 매겨지는 반면 수입 주류는 '판매 비용과 이윤'이 붙기 전인 수입 신고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이 매겨져 국산 주류가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국세청은 국산 소주의 과세표준이 약 22.0% 할인되면 공장 출고가가 약 10%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1247원인 참이슬의 공장 출고가가 내년부터는 1115원으로 10.6% 인하된다.
기준 판매 비율은 내년 1월1일부터 출고되는 국산 증류주에 적용될 계획이다. 발효 주류와 발포주 등 기타 주류는 1월 중 기준판매비율심의회 심의를 거쳐 2월1일 출고분부터 기준판매 비율이 적용될 전망이다.
맥주·막걸리는 제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주류는 양에 비례해 세금이 붙는 종량세 구조로 국산 주류와 수입 주류 간의 세금 부과에 있어 차별이 없다. 맥주는 1㎘당 88만5700원, 막걸리는 1㎘당 4만4400원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소주의 출고가가 소폭 떨어지지만 서민들이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9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오리지널의 출고가격을 6.95% 올렸다. 이에 발맞춰 무학, 보해양조 등 지역 소주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과 '새로'의 출고가 인상 계획을 수일 내로 공지할 예정이다. 주류업계가 일제히 내년 기준 판매 비율 도입 전 소주 가격을 올리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선 판매가격이 다소 내려갈 수 있겠지만 일반 식당에선 출고가 반영을 강제할 수 없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