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파이낸셜(Sibert Financial Corp.)' 인수가 무산됐다. 카카오에 휘몰아친 사법 리스크 등이 그룹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까지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시버트파이낸셜(시버트)는 전날 2차 인수 관련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시버트의 지분 51.0%를 두 차례에 걸쳐 약 1039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지분 19.9%(807만5607주)는 지난 5월 1차 거래를 통해 확보했고 내년 중 2차 거래를 통해 나머지 지분(2575만6470주) 인수가 완료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버트는 지난달 카카오에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그룹의 경영진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고, 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버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통해 '중대한 부정적 영향'의 의미에 대해 '한국 당국이 카카오페이와 모기업 카카오에 조치를 하는(taking action) 상황'이라고 밝혔다.

2차 거래가 무산되면서 인수 계약이 종료되고 관련 주주 간 계약이 변경됨에 따라 시버트는 내년 3월29일부터 2026년 6월30일까지 총 10개 분기에 걸쳐 카카오페이에 500만 달러(약 65억원) 규모의 인수 무산 관련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전날 양사 간 합의에서 지난 5월 진행된 1차 거래를 통해 카카오페이가 취득한 지분(19.9%)과 시버트 이사회 구성원 자격은 유지하고, 이사회 멤버로서 해야 할 역할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