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30개국은 평균 14%p 감소…30%p 넘게 축소한 국가도 3개국
올해 가계·기업·정부 부채를 모두 더한 한국의 총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 6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근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증가한 국가는 한국뿐이었다.
21일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말 원화 기준 '비금융부문 신용 규모'는 5956조9572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금융부문 신용'은 국가 간의 비교를 위해 자금순환 통계를 바탕으로 주요 경제 주체인 가계와 기업, 정부의 부채를 합한 금액이다.
이 중 가계 부채는 2218조3581억원, 기업 부채는 2703조3842억원, 정부 부채는 135조2149억원 등으로 각각 파악됐다. 올해 2분기 말 총부채는 1년 전(5729조9946억원)보다 4.0% 확대했다. 증가 폭을 고려할 때 이미 3분기 말 6000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말 통계 자료는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총부채 액수와 별도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보면, 한국은 올해 2분기 말 273.1%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포인트(p) 높아졌다.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05.1%에서 101.7%로 줄었지만, 기업 부채 비율(117.6→123.9%)과 정부 부채 비율(45.5→47.5%)이 동시에 늘어난 결과다.
1년 새 총부채 비율이 상승한 국가는 BIS 자료에 포함된 OECD 소속 31개국 중 한국이 유일했다. 31개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작년 2분기 말 평균 243.5%에서 올해 2분기 말 229.4%로 오히려 14.0%p 줄었다.
이탈리아(257.7→243.1%), 덴마크(251.9→237.2%), 튀르키예(116.7→100.4%), 오스트리아(228.2→206.6%), 영국(261.8→236.7%), 스페인(268.5→241.1%), 네덜란드(283.9→255.1%) 등이 평균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포르투갈(284.3→251.1%), 그리스(303.0→268.6%), 아일랜드(233.3→198.8%) 등 3개국은 30%p 넘게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축소했다.
올해 2분기 말 GDP 대비 총부채 비율 숫자 자체만 놓고 보면, 한국은 31개국 중 9위였다. 일본(414.0%), 룩셈부르크(403.2%), 프랑스(322.7%), 캐나다(307.9%), 스위스(299.7%), 벨기에(292.2%), 스웨덴(274.5%) 등이 한국보다 더 높았다. 이 중 일본은 정부 부채 비율(230.3%)이, 룩셈부르크는 기업 부채 비율(308.2%)이 눈에 띄게 높게 나타나는 등 나라별 재정 상태는 제각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