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북한 영변 새 경수로 가동 정황”…핵무기 생산 증가 우려 표명
  • 신현의 디지털팀 기자 (shinhh00@naver.com)
  • 승인 2023.12.2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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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용 플루토늄 추출 수단 추가 시사…그로시 총장 “매우 유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새로운 실험용 경수로(LWR) 인근에서 활동 증가와 온수 배출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1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개회사를 통해 “지난 10월 중순 이후 LWR 냉각 시스템에서 온수 배출이 관측됐다. 이는 이 경수로가 시운전 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온수 배출은 이 경수로가 ‘임계 상태(criticality)’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임계’는 원자로에서 원자핵분열 반응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임계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은 원자로가 안정적으로 제어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북한은 수년 동안 핵무기 제조를 위한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해 영변에 있는 5WM 원자로에서 사용 연료를 재처리해왔는데, 다른 경수로에서 온수가 배출됐다는 것은 북한이 이미 가동 중이던 5MW 원자로에 더해 더 큰 경수로가 작동을 시작했다는 징후로 풀이된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실험용 경수로도 다른 원자로와 마찬가지로 방사성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재처리 과정에서 분리될 수 있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IAEA는 사용후 핵연료봉을 재처리하면 무기급 고순도 플루토늄을 추출해 연간 2~3개에서 6개까지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는 북한이 핵탄두 제조에 쓸 핵물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시설이라고 의심받아왔으며, 이 경수로가 머지않아 작동 상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빈번하게 제기됐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가 영변 핵시설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 가동 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며 “경수로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평가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우려했다.

IAEA는 지난 2009년 4월 추방된 이후 북한 핵 시설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로 위성사진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을 감시하는 중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협정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IAEA는 지난달에도 영변 핵시설 실험용 경수로에서 강력한 냉각수 유출이 있었다며 “이는 실험용 경수로의 시운전 정황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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