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연말결산…‘이것’ 담았다면 올해 자산 9배 뛰었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12.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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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후폭풍에 희비 엇갈린 자산 시장
2차전지 뛰고 부동산 내리고…코인은 ‘급등’

“향후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중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

한국은행이 2023년 2월 당시 올해 한국 경제를 전망하며 내놓은 분석이다. 전 세계적 긴축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 탓에 상반기 한국 경제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들어서는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았지만,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침울한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시장에선 “생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차전지 등 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주식 시장에 열기가 올랐고,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을 타고 가상자산도 회복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하반기에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이달 들어서는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2023년 자산 시장 흐름을 결산한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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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광기’, 돌아온 코인

2023년 증권시장을 뒤흔든 키워드는 단연 ‘2차전지’다. 에코프로와 포스코 그룹주 등 2차전지 대표주들을 중심으로 테마 열풍이 일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첫 거래일인 1월2일부터 지난 12월22일까지 개인 순매수 기준 상위 5개 종목이 모두 2차전지 관련주다. 거래대금 별로 POSCO홀딩스(11조3661억원), LG화학(1조9388억원), 포스코퓨처엠(1조2353억원), SK이노베이션(1조1789억원), 에코프로비엠(1조65억원) 순이다.

주가 변동률을 기준으로 나열해도 2차전지 종목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포함해 올 한 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포스코DX로, 무려 901.60% 올랐다. 만약 포스코DX를 올해 초에 구매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1000만원이 9000만원이 된다는 단순 추산이 가능하다. 에코프로도 548.54% 상승해 4위에 등극했다. 특히 에코프로는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 대‧중견기업 가격수익 지수에 포함된 2600개가량 종목 중 가장 많이 오른 종목 1위에 올랐다.

그래픽 = 시사저널 조문희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흐름도 좋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6.24%, 코스닥은 35.81% 각각 상승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도 반도체 시장의 회복 흐름을 타고 각각 37.25%, 87.47% 올랐다. 내년 주식시장 전망도 긍정적인 편이다. 증권가에선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며, 잇따라 코스피‧코스닥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회복세도 두드러졌다. 테라‧루나 사태와 FTX 거래소 폐쇄 사태 등 잇따른 악재 탓에 고점 대비 4분의1 토막 났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 초 1만6000달러 대에서 현재 4만4000달러대까지 올랐다. 블랙록 등 글로벌 금융 기관들이 잇따라 현물 ETF 출시 계획을 밝힌 데다 내년 4월께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있어, 투심이 빠르게 회복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소폭 올라 2600선에서 출발한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연합뉴스
코스피가 소폭 올라 2600선에서 출발한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연합뉴스

고금리 후폭풍에 부동산 ‘주춤’

반면 올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라면 손실을 마주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고금리 여파에 가격이 빠르게 꺼졌던 부동산 시장은 올해 상반기 소폭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와 규제 완화가 상반기 상승세를 유도했지만, 고금리가 지속되고 관련 대출도 막히면서 구매 수요가 얼어붙었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8%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누적 22.07% 하락했다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3%가량 회복했으나, 10월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역시 1월 첫째주 96.1에서 5월 다섯째주 92.7까지 낮아졌다가 11월 넷째주 94.5로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동향 ⓒ 한국부동산원

지역별로는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으로 통하는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두드러졌으나, 강남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날 발표된 KB부동산의 12월 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나 반포자이, 은마아파트 등 강남권 주요 단지가 속한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0.14% 떨어져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대출 경직성과 고금리 강화 우려 등을 이유로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보다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지난 22일 ‘2024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 방향’ 간담회에서 내년에도 주택 가격이 연간 1.5%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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