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사망’ 日항공기, 왜 충돌했나…‘교신기록’이 열쇠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1.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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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규명 핵심인 관제사-조종사 교신기록 분석
2일 오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뒤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한 일본항공(JAL) 여객기가 완전히 불에 타버린 모습 ⓒ교도=연합뉴스
2일 오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뒤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한 일본항공(JAL) 여객기가 완전히 불에 타버린 모습 ⓒ교도=연합뉴스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서 지난 2일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같은 활주로에서 충돌한 사고에 대해 일본 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3일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위원회는 충돌 이후 두 기체에서 화재가 발생한 하네다공항 활주로 상황과 불에 탄 일본항공 여객기, 해상보안청 항공기 동체 상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일본 경찰은 위원회와는 별도로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염두에 둔 채 활주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프랑스 항공기업체 에어버스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청(BEA)도 이날 일본항공 516편의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일본으로 파견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사고기인 JAL516편이 프랑스 에어버스 최신기종인 ‘A350’이라서 프랑스가 사고 조사 지원에 나선 것이다.

국제항공안전 컨설턴트인 키스 매키는 “이번 조사를 통해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JAL516편 항공기가 어떻게 동시에 활주로에 오를 수 있었는지가 밝혀질 것”이라며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이륙 중에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혹은 지상 주행 중 발생한 것인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두 항공기가 빠른 속도로 불길에 휩싸인 점과 관련해 매키는 “비행기에는 건조 시 가연성 물질이 거의 없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내부가 왜 그렇게 맹렬하게 탔는지 놀랐다”며 “화재를 진압할 소방차와 인력이 부족했던 점도 이상하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에서 이륙해 하네다공항에 착륙하던 일본항공 여객기가 전날 오후 5시47분께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하면서 일어났다.

2일 오후 일본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일본항공(JAL) 소속 항공기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 ⓒ 교도=연합뉴스
2일 오후 일본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일본항공(JAL) 소속 항공기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 ⓒ 교도=연합뉴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사고 당시 일본항공 여객기는 고도를 하강해 활주로에 진입했고,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강진 피해 지역인 니가타현으로 이륙하기 위해 방향을 틀어 같은 활주로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충돌 직후 일본항공 여객기는 약 1km를 더 전진하고서야 멈췄고, 기체에는 화염이 솟구쳤다. 해상보안청 항공기에서도 마찬가지로 화재가 발생했다.

일본항공 여객기 승객과 승무원 379명은 오후 6시5분께 전원 탈출했으나,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는 6명 중 기장 1명을 제외하고 5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일본항공 여객기 탑승자 14명과 해상보안청 항공기 기장 1명 등 15명으로 파악됐다.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전날 오후 8시30분께 진화 작업이 끝났다. 일본항공 여객기에 난 불은 이날 오전 2시15분께 꺼졌고, 날개 부분을 제외한 기체 대부분이 재로 변했다.

연간 이용자가 6000만 명에 달하는 일본 최대 규모 공항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한 항공기 충돌 사고 원인과 관련해 관제사와 항공기 조종사들 간에 오간 교신 기록이 핵심 자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일본항공 기장 출신 항공 평론가는 “일본 공항에서 발생한 이렇게 큰 충돌 사고는 기억에 없다”며 “교신 기록이 사고 원인을 푸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성은 하네다공항 관제사가 일본항공 여객기에는 활주로에 진입하는 것을 허가했고,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활주로 바로 앞까지 이동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항공기 관제 관련 오류 가능성을 타진했다. 일본 항공기 전문가는 “일본항공과 해상보안청 항공기 중 한쪽이 관제사 지시를 잘못 들었을 수 있다”며 “또 관제사가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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