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모들이 성인 자녀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는 기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퓨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지난해 미국 부모의 59%가 35세 이하의 젊은 성인 자녀에게 재정적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18~35세 성인 자녀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부모의 재정지원을 받은 젊은 성인 자녀들은 이 돈을 주로 통신비나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료과 같은 일상적인 가계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성인 자녀의 나이가 많을수록 재정적으로 독립했다는 응답이 높았다. 그럼에도 30~34세 자녀 중 여전히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응답자가 3분의 1에 달했다.
또한 25세 이하 성인 자녀 가운데 57%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돼 지난 1993년의 53%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일수록 결혼과 취업 등에 도달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면서 부모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재정적 지원 기간이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로 부모 세대의 금전적 능력이 꼽혔다.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보다 부유한 상태여서 그만큼 부모가 자녀를 지원할 능력과 이유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자녀에 대한 부모의 재정적 지원 추세를 분석해온 말라 립폴 피츠버그대학 경제학 교수도 자녀가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아쓰는 기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립폴 교수는 “성인 자녀의 14%가 어느 해라도 적어도 한번은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아썼다”며 “특정 시점에 부모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 성인 자녀는 절반에 이른다”고 전했다.
립폴 교수는 용돈이나 재정적 지원을 받는 성인 자녀 비율이 수년째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달라진 점으로 성인 자녀들이 더 오랜 기간 부모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다고 전했다.
WSJ은 이전 세대에서는 당연히 20대 초반에 자녀가 부모로부터 재정적으로 독립했으나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세대의 성인 자녀들은 주거 독립이나 생애 첫 주택구입 등 독립생활에 필요한 조건들을 마련하는 데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