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心 vs 韓心’ 밸런스게임?…與 출마자의 ‘총선 마케팅’ 딜레마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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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지지율 추이 보면서 ‘주판알’ 굴리기 분주
유세 홍보물도 ‘한동훈 사진’ 환승…“중도층 민심 포섭해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 국면 이후, 여권의 총선 예비후보자들도 ‘마케팅 전략’을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자, 총선 유세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중 누구를 ‘대표 얼굴’로 내세울지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정치권에선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근거로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갈등 국면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26일 발표, 23~25일 유권자 1001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한 위원장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52%로 나타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앞질렀다. 반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31%에 그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윤-한 갈등의 본질 원인으로 꼽힌 ‘김건희 여사 리스크’는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부정평가 이유에서 세 번째(9%)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리스크 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향후 ‘공천 정국’이 진행될수록 윤 대통령이 더욱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윤 대통령도 29일 한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비공개 오찬을 통해 ‘화해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이다.

총선 예비후보들은 이번 윤-한 갈등 국면 이후 공천을 비롯한 ‘정치 셈법’에 따라 마케팅 기조를 바꾸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빚이 상대적으로 적은 원내 인사나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오히려 ‘한동훈 마케팅’이 불붙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신인 태영호 의원 등도 ‘한동훈 사퇴론’에 대해 “한 위원장 체제로 무조건 총선을 치러야 한다. 안 그러면 자멸의 길로 간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일부 예비후보들은 자신의 명함이나 SNS 등 홍보물에도 윤 대통령의 얼굴을 빼고 한 위원장을 담으며 노선을 결심한 모습이다. 최근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윤 대통령이 아닌 한 위원장과 찍은 사진으로 바꾼 수도권 출마자는 시사저널에 “누구보다 친한 두 사람인데 계파를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겠나”라면서도 “수도권 위기론 등을 고려했을 때 중도층 포섭이 용이한 전략도 있고, 지금은 한동훈 체제인 만큼 힘을 실어주는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여권 일각에선 여전히 집권여당 후보인 만큼 총선에서 ‘살아있는 권력’인 윤 대통령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기 포천·가평에 출마한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시사저널TV 《시사톡톡》에서 “결국 대통령 임기 초에 치르는 총선은 대통령의 얼굴로 치르는 것은 맞다”며 “대통령 친소 여부를 떠나, 우리도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로 평가받는다. 총선 여론이 국정 지원이냐 심판이냐가 밝혀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민심을 고려했을 때 후보들이 ‘한동훈의 얼굴’을 대거 선택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총선은 민심이 중요하다. 전당대회처럼 당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민심은 ‘현재의 권력’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더 크다. 대통령 집권 2년차에 지지율 30%면 국정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인 만큼, 결국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대통령을 심판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을 총선 마케팅 간판으로 세워버리면 정면으로 얻어맞을게 뻔하다. 그럼 그걸 대체하는 수단을 찾아야 하는데 마침 한 위원장이 등장한 것”이라며 “그래서 전략적으로 한 위원장과의 친소 관계를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 대통령도 총선 국면에서 뒤로 빠지고 한동훈이 전면에 나서는 전략을 구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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