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과 결혼했다” 사명감 남달랐던 문경 순직 소방관들
  • 강윤서 기자 (kys.ss@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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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두 소방관에 1계급 특진·옥조근정훈장 추서 추진
경북소방본부 “예우 갖춰 국립현충원 안장할 것”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 구조에 나서고 있다. 함께 고립된 소방관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불은 전날 밤 발생됐다. ⓒ연합뉴스
2월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대원들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 구조에 나서고 있다. 동료 대원들이 필사의 구조 활동을 벌였지만 소방관 두 명은 이날 새벽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연합뉴스

경북 문경시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두 청년 소방관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평소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일선에서 뛰어왔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두 소방관에 대해 1계급 특진과 공적이 뚜렷한 공무원에게 수여하는 훈장인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육가공 제조업체 화재 현장을 진압하다 순직한 두 소방관은 경북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다.

경북소방본부는 “이들은 평소 소방관으로서 투철한 사명감과 애착이 있었다”며 두 사람 모두 재난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구조 활동에 임해 동료들로부터 높은 신망을 얻었다고 애도했다.

김 소방교는 2019년 공개경쟁채용으로 임용됐다. 김 소방교는 평소 재난 현장에서 위기에 처한 국민을 구하겠다는 투철한 사명감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에는 소방공무원 사이에서도 취득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박 소방사는 특전사에서 근무하다가 ‘사람을 구하는 일이 지금보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2022년 구조 분야 경력경쟁채용에 지원해 임용됐다. 미혼인 박 소방사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이야기할 만큼 조직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고 한다.

경북소방본부는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경북 북부 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를 찾기 위해 68일간의 수색 활동에 참여했다”며 “누구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실종자를 찾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전했다.

2월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 구조에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2월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 구조에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경북소방본부는 ‘경상북도 순직 소방공무원 등 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장례와 국립현충원 안장, 1계급 특진, 옥조근정훈장 추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북도도 소방관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장례를 경상북도청장(葬)으로 치르기로 했다. 영결식은 오는 3일 거행되며 장소는 유가족과 협의 후 결정할 방침이다. 분향소는 이날부터 오는 5일까지 경북도청 동락관과 문경·구미·상주소방서에 마련된다.

앞서 두 소방관은 지난달 31일 밤 화재가 발생한 육가공 제조업체 건물 내부에서 인명 수색을 하던 중 불이 급격하게 번지면서 미처 탈출하지 못한 채 고립됐다. 동료 대원들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건물 붕괴로 내부에 잔해와 구조물이 쌓여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이들은 이날 새벽 차례로 주검으로 발견됐고 화재 현장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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