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이대목동병원 사태 후 소아과 기피…검경이 의사 막 불러젖혀”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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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 주제 민생토론회 진행
‘소아과 기피’ 원인으로 ‘신생아 사망사건’ 수사 언급
검사 시절 의료사고 경험 꺼내며 “의사 조사 신중히”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의료 시스템상 가장 심각한 문제로 ‘소아과 오픈런’을 꼽으며 이를 촉발시킨 계기로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사망사건’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의료사고와 관련한 고소고발이 있다고 해서 즉시 조사에 착수하고 하는 건 정말 우리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한 여덟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의료분쟁 관련 토론 중 “고소고발이 억울한 피해자가 자기 권리 구제받기 위해 하기도 하지만 민사나 중재 과정에서 상대방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이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환자, 의료인, 가족 모두 의료사고로 인한 고통 외 후속 사법 절차 거치는 동안 아주 힘겨운 시간을 겪는다”며 “응급 의료 분야는 의료 사고로 인한 사망이나 사상 발생했을 때 형 감면 규정 있는데 그 규정을 적극 적용하겠다”고 말한 데 따른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의료 시스템 문제 중에 ‘소아과 오픈 런’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소아과 기피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게 된 것이 과거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으로 엄청난 의료인들이 수사기관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고 또 기소도 당하는 일들이 벌어져서”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보상 체계를 좀 강화해 월급을 올려주고 수당을 줘도 싫다고 한다”면서 “송사에 휘말리면 그로 인한 피해는 엄청나다. 그래서 많은 소아과 인력들이 다른 분야로 막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은 지난 2017년 12월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균 감염으로 연쇄 사망한 건이다. 이후 소아청소년과 담당 교수 등 의료진 7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5년 만에 전원 무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를 향해 “전문가를 상대로 특히 필수의료 전문가를 상대로 하는 이런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중재절차라든지 이런 거 없이 검찰에서 또 경찰에서 직접 의사들을 막 불러젖히고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준비도 없이 그냥 의사를 불러 조사를 하고 이렇게 압박을 하게 되면 다 병원을 떠나게 돼 있다”며 법무부의 신중한 수사를 주문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자신의 과거 경험을 소환해 “저도 과거에 의료사고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한 달 동안 다른 일을 못하고 미제(사건)을 수백 건을 남기면서 공부를 했다”며 경찰과 검찰 수사 담당자가 열의를 가지고 공부한 뒤 의료진 조사와 수사에 신중하게 임해야한다는 취지를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이 의료개혁을 추진해나갈 골든타임”이라며 개혁에 대한 시급성을 당부했다. 이날 발표된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정책 패키지를 두고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다시살릴 최선의 추진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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