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하락, 주담대도 내림세…왜 내 이자만 제자리?
  •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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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금리 적용, 신규 차주만…기존 차주는 변동주기 적용
오히려 이자 늘 수 있어…대출 연동 지표 잘 살펴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출 금리가 넉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대환대출 플랫폼 경쟁으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경쟁도 치열하다. 대출 금리가 조금씩 떨어지고는 있지만,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와 변동 금리의 재산정 주기가 차주별로 제각각이어서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5.04%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4.00~6.03%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4.00~6.03%,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25%~5.26%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대 중반이던 변동금리 하단은 3%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고, 3%대 중반이던 고정금리 하단도 3%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5.14%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하락했다. 가계 대출금리도 4.82%에서 4.60%로 0.22%포인트 내렸다. 작년 7월 이후 5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올해 들어 대출 금리가 하락하는 데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채권시장에서 지난 연말부터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금리가 떨어짐에 따라 은행권 예금 금리도 내려가면서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도 하락했다. 이에 더해 대환대출 플랫폼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등에선 대출 금리가 크게 하락했다.

대출 금리는 종류에 따라 지표가 되는 시장 금리와 연동된다. 예를 들어 주담대 변동 금리의 경우 신규취급액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다. 신규 코픽스는 8개 시중은행이 전달 신규로 조달한 자금의 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따라서 코픽스가 하락했다는 것은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들어간 비용이 줄었다는 뜻이다. 앞으로 더 싼 값에 대출을 내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코픽스에 연동되는 대출 기준 금리도 움직이는 구조다.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하거나 동결하면서, 긴축 재정이 막을 내리고 있다는 반응이 팽배하다. ⓒ pixabay
ⓒ pixabay

코픽스에 움직이고, 주기마다 결정되는 내 이자

이렇게 코픽스와 대출 금리가 내렸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기존 차주들의 이자가 떨어졌다는 소식은 잠잠하다. 오히려 최근 대출 이자가 올랐다는 차주들도 있다. 이는 변동금리의 재산정 주기가 차주마다 달라서다.

지난해 11월 4.0%로 정점을 찍은 신규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3.84%를 기록하며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시중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도 내렸다. 이 시기에 신규 대출을 받는 차주들은 기존 차주들보다 더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지난해 12월 변동금리를 재산정한 기존 차주는 오히려 대출 이자를 더 내야할 수 있다. 코픽스가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과는 별개로 12월 코픽스(3.84%)가 6월(3.70%)보다 높기 때문에 이자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앞으로 계속 코픽스가 떨어져도 6개월 간은 12월 코픽스에 연동한 이자를 내야 한다. 통상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코픽스 변동 폭을 반영해 6개월마다 재산정된다. 

다만 시장금리 하락이 신규 코픽스에 반영되면서 향후 신규 코픽스의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5일 공시되는 1월 신규 코픽스의 내림폭이 크면, 익일부터 재산정 주기가 도래하는 차주들이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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