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 커지는 ‘노조’ 움직임…‘임금 인상’ 한 목소리에 통합노조도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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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노조 연대 “공통 임금인상률 5.4% 요구”
계열사 4곳 모인 ‘초기업 노조’도 이달 중 출범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금속노련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가 연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이재용 회장이 직접 노조와 소통할 것'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금속노련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가 연 ‘삼성연대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이재용 회장이 직접 노조와 소통할 것'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그룹 내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열사 노조가 연대를 통해 동일한 임금인상률을 요구하는가 하면 계열사를 넘어 통합 노조 출범도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 합병·회계 부정’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한 시름 던 삼성이 ‘노사 문제’라는 과제에 마주했다는 분석이다.

6일 삼성 계열사 11개 노조가 참여하는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삼성노조연대)는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임금 5.4% 인상을 사측에 요구했다.

삼성노조연대는 이날 ‘2024년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을 발표하며 공통 인상률 5.4%에 더해 계열사별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를 반영해 성과인상률을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공통 인상률 근거는 지난해 물가상승률 3.6%에 지난해 산업별 노동생산성 증가분 1.8%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더해 △임금피크제 개선과 정년 연장 △리프레시 휴가 5일 보장과 휴가비 지급 등의 근로조건 개선 7대 요구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노사관계 개선 2대 요구안으로 △이재용 회장과 직접 교섭 상견례 △교섭 시 대표이사 참석도 요구했다.

노조노조연대는 “무노조경영 포기 선언이라는 용단 있는 결정을 했던 이재용 회장이 한 번쯤은 용기 내어 노조 대표와 만나 노사 상생을 위한 합리적 제안을 경청해 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삼성노조연대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삼성SDI울산 노조, 전국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삼성생명 노조, 삼성생명서비스 노조, 삼성화재 노조,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노조, 삼성카드고객서비스 노조, 삼성웰스토리 노조, 삼성에스원참여 노조, 삼성엔지니어링 노조 &U(엔유) 등이 참여한다.

 

4개 계열사 노조 합친 ‘통합노조’도 출범 예정

계열사 연대를 넘은 통합노조의 정식 출범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삼성그룹의 4개 계열사 노조가 모인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총회를 개최했다. 이들 노조엔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노조를 비롯해,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4곳이 참여했다.

각 노조들은 지난해 말부터 초기업 노조 설립 추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고, 4곳 모두 90% 안팎의 지지를 받았다. 이들 노조는 2월 중으로 정식 출범하고 정식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른바 통합노조의 등장으로 삼성그룹 내 노조들의 위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4개 노조 합산 조합원 수는 약 1만3000명으로 기존 삼성 관계사 노조 중 최대인 전국삼성전자노조의 1만여 명보다 많은 수준이다.

재계에선 이들이 사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하고 있다. 계열사를 뛰어 넘어 노조 차원에서 임금 인상, 성과급 수준, 복리후생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단합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각 계열사들도 어떤 대응을 할지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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