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스톱? 거침없는 ‘AI 열차’ 어디까지 내달릴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3 14: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들어 엔비디아 주가 40% 넘게 급등…시총 3위로
‘어닝 서프라이즈’ ARM, 3거래일 만에 90% 뛰어
“시작에 불과” 낙관론 속 “너무 올랐다” 경계감도

글로벌 증시에 ‘인공지능(AI) 빔’이 발사되는 분위기다. AI 관련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수직 상승하는 중이다. 특히 AI계 대장주로 꼽히는 미국의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0% 가까이 폭등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AI 테마로 묶인 종목들이 연달아 급등하는 등 ‘AI 열풍’이 불어오고 있다.

관건은 AI 관련주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부다. 시장의 시각은 두 갈래로 나뉜다. AI 관련 산업의 낙관적 전망에 힘입어 투자 수요가 더 몰릴 것으로 보는 시각과, 실적 대비 주가 오름 폭이 과도해 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시각이다.

미국 증시가 AI 열풍을 타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 로이터 = 연합
AI 관련 종목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 ’AI 열풍’이 불어오고 있다. ⓒ 로이터 = 연합

파죽지세 엔비디아…세계는 지금 ‘AI열풍’

설 연휴로 지난 9일부터 2거래일 동안 쉬어간 뒤 13일 개장한 국내 증권 시장에선 AI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오후 1시40분 현재 가온칩스(26.67%), HPSP(21.96%), 오픈엣지테크놀로지(12.78%), 칩스앤미디어(11.29%) 등 온디바이스 AI 관련주가 크게 오르고 있다.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 흐름은 AI가 주도하고 있다. 업계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7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750선까지 넘보고 있다. 간밤 엔비디아는 장중 3% 이상 오르며 알파벳, 아마존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400달러 선에서 움직여왔으나, 올해 들어 수직 상승하며 연고점을 연달아 경신했다.

직접 AI용 반도체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이 아닌데도 ‘AI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종목도 있다.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영국계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은 지난 7일 실적 발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이후 3거래일 만에 90% 넘게 올랐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우리는 AI가 가장 큰 기회라고 믿으며,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언급했다.

12일(현지 시각)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2년 만에 아마존의 시가총액을 장중 한때 추월했다. ⓒ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각)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2년 만에 아마존의 시가총액을 장중 한때 추월했다. ⓒ연합뉴스

“AI 미래 확실하다” vs “지나친 평가 경계해야”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엔 낙관적인 평가가 대다수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로 시작된 AI 테마 상승이 서버나 클라우드 보안 기업 등으로 차례차례 확산하고 있다”며 “금리인하 기대가 뒤로 밀리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미래가 확실해 보이는 AI에 더욱 쏠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AI 관련 호재성 재료가 수시로 등장하고 있고, 실적이 부진했더라도 ‘AI 중심의 성장 동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주가의 견조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낙관론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불안 요인이 출몰하더라도 시장이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계론도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인 다모다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단지 AI란 단어만 보이면 그 기업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은 투자자로서 나태한 것”이라며 “특히 엔비디아가 두드러지게 고평가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모다란 교수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장악력이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다른 칩 경쟁사들이 추격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당장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커다란 악재는 보이지 않지만 아무래도 금주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미국 CPI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가 예상보다 더 급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시장에는 실망감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