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역전’ 현상에…특례보금자리론 ‘갈아타기’ 급증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4.02.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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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로 떨어진 시중은행 주담대로 대환대출 늘어
지난해 12월에만 1000억원 가까이 조기 상환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및 특례보금자리론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및 특례보금자리론 관련 현수막 ⓒ 연합뉴스

정책금융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에서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저 연 3%대까지 하락하면서 4%대 고정금리로 판매됐던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매력도가 한층 떨어지게 되면서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947억원(511건) 규모의 특례보금자리론이 중도 상환됐다. 

특례보금자리론 중도 상환액은 이전부터 확대 추세에 있었다. 그 규모는 지난해 6월 월간 267억원(116건)을 시작으로 7월 349억원(150건), 8월 533억원(251건), 9월 555억원(270건) 등으로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795억원(377건), 11월 839억원(433건) 등으로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최장 50년 동안 분할 상환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조기 상환 목적은 대부분 일반 주담대로 갈아타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주담대 금리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보다 낮아진 금리역전 현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지난해 1월 출시 직후 일반형이 4.15~4.45%, 우대형이 4.05~4.35%로 각각 책정돼 당시 최저 5%대 수준이었던 일반 주담대보다 금리 조건이 좋았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신청 규모가 한때 과열 양상을 띠면서 가계부채 급증의 주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말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 기준 최저 3% 중반대까지 떨어지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지난해 11월 초 일반형이 4.90~5.20%, 우대형이 4.50~4.80%로 오히려 전보다 금리가 올라 금리역전이 한층 뚜렷해진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 월간 유효 신청 금액은 지난해 9월 5조1176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한 뒤 10월 1조1663억원, 11월 1조79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3395억원까지 신청액이 줄었다. 금리 이점 떨어진 데다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지난해 9월27일부터 일반형 판매를 중단하도록 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금리 비교와 비대면 갈아타기가 불가능하고 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지만, 중도상환수수료는 조건 없이 면제된다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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