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미련 없이 접는다”…복귀 없다는 전공의 대표
  • 정윤경 기자 (jungiza@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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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전협 회장, 세브란스 응급의학과 사직 “이제 끝”
전공의 집단사직 움직임에 정부 “진료유지 명령” 강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12일 열린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의결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빅5’ 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을 하루 앞두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이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부의 진료유지 명령에도 박 회장이 사직을 강행하면서 확산일로에 놓인 전공의 집단행동 동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인 박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주취자와 폭언, 폭행이 난무했던 응급실에서 일하는 것도 이제 끝”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그는 “애초에 응급실은 문제가 많았고 동료들이 언제든 병원을 박차고 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장 따윈 무시한 엉망진창인 정책 덕분에 소아응급의학과 세부 전문의의 꿈, 미련 없이 접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저는 돌아갈 생각이 없다”며 사직서를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소속 전공의는 이날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를 기해 전공의 전원이 근무를 중단한 후 병원을 나오기로 했다.

박 회장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서울역 인근에서 만나 현안 대응 방안에 대해 긴급하게 논의했다”며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참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15일에도 “잃어버린 안녕과 행복을 되찾고자 수련을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난다”며 사직을 예고한 바 있다. 박 회장은 “그간 생사의 경계에 놓인 환자를 살려 기쁨과 안도를 느낀 적도 많았다”면서도 “돌이켜보면 병원에서 근무했던 지난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불행한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죽음을 마주하며 쌓여가는 우울감,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최저 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고도 했다.

당시 박 회장은 동료들에게 “부디 집단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며 전공의 집단 사직을 만류한 바 있다. 그는 “임기를 충실히 마치지 못해 동료 선생님들께 송구하단 말씀 전한다”며 “언제나 동료 선생님들의 자유의사를 응원하겠다. 부디 집단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장 점검에서 업무를 이탈한 전공의에 대해 업무개시(복귀)명령을 내리고 전공의가 응하지 않을 시 의사면허 정지 등을 조치하고 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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