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온라인 중계 돈 내야 본다…본격 ‘유료화’ 언제부터?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3.0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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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KBO 중계권 계약…온라인 중계 ‘티빙’서만
4월 말까지 무료 시청 가능…5월부터 최소 월 5500원
티빙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2차 저작물도 허용”

CJ ENM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KBO리그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중계권 계약 금액은 3년간 총 1350억원으로,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KBO리그가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의 ‘반등 카드’로도 주목되고 있다.

‘윈윈’으로 보이는 이번 중계권 계약에 불만을 표하는 주체는 시청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통해 프로야구를 무료로 보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이제 올해부터 3년간,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에서는 프로야구 생중계를 볼 수 없다. ‘온라인’에서는 오직 티빙에서만, ‘유료’로 시청해야 한다.

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LG트윈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br>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LG트윈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중계도 OTT로…5월부터 월 5500원

4일 KB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CJ ENM이 KBO와 체결한 중계권 계약 금액은 연평균으로 따지면 450억원이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금액이자, 직전 계약인 포털 컨소시엄(네이버·카카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의 계약 금액인 연평균 220억원(5년간 1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이 계약으로 CJ ENM은 2024~2026 시즌 뉴미디어 분야 KBO리그 전 경기와 주요 행사 생중계, 주문형 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 중계권 재판매 사업 권리를 갖게 됐다. 지상파나 스포츠 채널에서는 이전과 동일하게 프로야구를 시청할 수 있지만, 온라인으로 시청하기 위해서는 티빙 애플리케이션(앱)이 필요하다. 아울러 티빙 요금제에도 가입해야 프로야구를 시청할 수 있다.

다만 티빙은 정식 유료화 시점을 오는 5월부터로 설정하고, 시범경기가 시작되는 9일부터 4월30일까지는 ‘무료 시청’을 할 수 있게 했다. 5월부터는 최소 월 5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티빙은 “지난 4일 출시한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광고요금제)를 통해 최저가인 월 5500원으로 KBO리그 전 경기는 물론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티빙은 기존 가입 이력이 없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 100원에 광고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4월30일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하는 5월이 되기 전, 프로모션을 통해 집중적인 모객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티빙은 기존 가입 이력이 없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 100원으로 티빙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4월30일까지 제공한다. ⓒ티빙 홈페이지 캡처

티빙이 자신하는 서비스는?…KBO 신규팬 유입될까

차별화된 서비스와 그 품질이 티빙의 ‘유료 중계’ 개막전을 평가할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티빙은 유료화 발표와 더불어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기 다시 보기 및 하이라이트 영상, 문자 그래픽 중계 등 생중계를 제외한 관련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티빙은 그동안 금지됐던 2차 저작물 생산도 대폭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KBO는 영상을 재가공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 제한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신규 팬 유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KBO 정규 시즌 개막인 3월23일부터 순차적으로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디바이스 시청 환경을 구축하고, 홈 구단 설정 및 푸시 알람 기능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티빙의 광고요금제는 PIP(화면 속 화면) 모드를 지원하지 않지만, 프로야구 실시간 중계에는 PIP를 지원해 경기 도중 다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이라이트, 프리뷰 쇼, 리뷰 쇼 등 부가 콘텐츠도 제작할 예정이다. 이닝 별 득점 현황 정보, 주요 기록 및 전력, 라인 업, 문자 중계, 중요 장면을 돌려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 등을 제공하며, 10개 구단 정주행 채널과 채팅 기능인 티빙 톡 등을 운영해 KBO 팬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KBO리그의 응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응원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빙이 KBO 2024~2026 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티빙 제공

스포츠에 힘 싣는 OTT…5월 유료 가입자에 ‘촉각’

최근 스포츠는 OTT 플랫폼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흥행이 불투명한 오리지널 콘텐츠에 비해 수급과 시청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아마존은 북미프로풋볼(NFL), 넷플릭스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대표 프로그램인 로(RAW) 중계권을 확보한 바 있다.

토종 OTT 중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축구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OTT 최초로 K리그와 모바일 중계권 계약을 맺고 프로축구를 중계하고 있으며, 2024년 하반기부터 4년간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독점 중계권도 확보했다.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로 인한 수익보다 이용자 수 확보에 방점을 찍는다는 입장이다. 프로야구를 잡으면서 스포츠를 통한 경쟁을 시작한 티빙이, 본격적인 유료화가 시작되는 5월에 유료 가입자를 얼마나 확보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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