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탈당…“이재명의 가짜 민주당, 총선 참패 가능성 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0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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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사당화에 몰두…민주 공천은 ‘정치적 학살’”
‘공천 반발’ 탈당 6명으로…‘민주연대’ 내주 구성할 듯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명(非이재명)계이자 친문(親문재인계) 좌장 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의원이 6일 공천 과정과 결과에 반발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돼 탈당을 택한 현역 의원은 김영주(4선·서울 영등포갑)·이수진(초선·서울 동작을)·박영순(초선·대전 대덕)·설훈(5선·경기 부천을)·이상헌(재선·울산 북구) 의원에 이어 홍 의원이 6번째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며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담아 통합의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제 사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고 견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민주당이 총선 승리보다 반대 세력 제거에 몰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소중한 가치들이 무너지고 있다”며 “다른 의견도 존중하고 서로 토론하고 조정했던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고, 도덕적·사법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도덕적 우위’를 지켜온 민주당의 정체성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고 일갈했다.

또한 현재 민주당 공천을 ‘정치적 학살’로 규정하며 “어떤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엉터리 선출직 평가부터 비선에서 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배제 여론조사, 멀쩡한 지역에 대한 이유 없는 전략지역구 지정, 급기야 경선 배제까지 일관되게 ‘홍영표 퇴출’이 목표였다”며 “많은 후보들이 원칙 없는 사당화를 위한 불공정 경선에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탈당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연대’에 대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내일(7일)부터 빠르게 진전시킬 생각”이라며 “일단 민주연대가 함께 만나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 짓고, 적어도 다음주 초에 진로나 해야 할 일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은 민주연대 구성을 통해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의원들을 모아 맞서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도 오는 7일 설 의원과 박영순 의원,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회동하고 연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연대 구성이 완료되면 탈당파 의원들은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사실상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총선까지) 30일 안에 어떤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당의 사당화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회견에 앞서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번 총선 결과로 민주당 패배를 예고하며 탈당 후 현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출마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151석이 총선 목표라고 했지만 굉장히 회의적”이라며 “민주당이 참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탈당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기 위해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을 쫓아내고 모욕을 준 결과가 총선에 반영될 것”이라고 거듭 전망했다.

홍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당 원내대표를 지낸 대표적인 친문계 정치인이다. 홍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결과 경선 시 득표의 30%를 감산하는 하위 10%를 통보받은 데 이어,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경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그는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공천 관련)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안타깝다.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잘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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