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통증 부르는 통풍, 20·30대 환자도 증가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5 12:00
  • 호수 1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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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병과 치매 위험도 커져…식이관리·체중조절·절주는 필수

최근 통풍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18년에서 2022년 사이에 전체 통풍 환자는 약 43만 명에서 51만 명으로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국내 20·30대 통풍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2017년 8만6676명에서 2021년 12만4379명으로 43.5% 증가했다.

통풍은 성인에게 가장 흔한 형태의 염증성 관절염이다. 장기간 고요산혈증으로 요산나트륨 결정이 관절에 쌓이면 백혈구가 이 결정을 공격하는데, 이 과정에서 염증(요산염)이 생긴다. 불행히도 요산염이 사라지는 것보다 백혈구가 먼저 죽는다. 이 때문에 백혈구가 분비한 염증반응 물질로 인해 요산 결정이 사라질 때까지 이 염증 과정은 지속된다. 

요산은 음식물이 몸에서 대사된 후 생성되는 물질이다. 이 요산의 생성이 증가하거나 몸에서의 배출이 감소하면 고요산혈증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위험인자는 40세 이상 남성, 음주자, 통풍 가족력, 고요산혈증과 관련된 비만, 대사증후군 및 고혈압 같은 동반 질환 증가다. 주요한 위험인자는 음식에 있는 퓨린이다. 거의 모든 음식에 존재하는 퓨린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중 요산이 증가해 통풍 위험이 커진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통풍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이 발생하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 위험이 커진다. 이는 매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첫 번째 통풍 발작이 생기면 거의 하나의 관절에 증상이 생기고, 그 부위는 엄지발가락의 첫 번째 관절 부위(발바닥에서 발가락이 시작하는 부위)다. 해당 부위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뜨겁고 붉게 변하고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매우 극심해진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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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 요산 수치 높으면 신장병 주의보

극심한 통증이 생기므로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경과가 다양한 편이다. 하루 이틀 사이에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 몇 주 넘게 지속되기도 한다. 통풍이 단지 관절염만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콩팥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요산량이 늘면서 요로 결석이 생기기도 하고, 요산염으로 인한 콩팥병증이 생겨 만성 신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급성 신부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통풍 환자의 약 20%가 신부전으로 사망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이므로 혈중 요산 수치가 높은 환자는 신장 기능에 대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최근 연구에서는 통풍과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바 있다. 네이처 커뮤니케인션스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통풍과 뇌 기능 감소, 신경퇴행성 질환의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해당 연구에서 통풍 환자는 통풍이 없는 사람보다 뇌 부피가 전체 영역과 특정 국소 영역에서 더 작은 경향을 보였고, 높은 뇌 철분 함량 지표를 보였다. 뇌 내 철분이 높은 경우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뇌의 퇴행성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통풍 환자들의 경우 치매, 파킨슨병 그리고 본태성 진전(몸 일부분이 떨리는 증상) 발병률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통풍 진단 후 첫 3년 동안 그 위험이 가장 컸다. 통풍 관리가 단지 관절과 심뇌혈관 건강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뇌 건강에도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통풍 관리는 급성 발작 중 통증과 염증 반응을 신속하게 줄이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그리고 요산 수치를 낮춰 재발을 방지하고 요산 결정 침착을 방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식이관리, 체중조절, 절주 등 세 가지는 핵심 요소다. 약물 치료로는 급성 발작 시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콜히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을 투여하고, 장기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요산 배설 촉진제(알로퓨리놀이나 프로베네시드 등)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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