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끓는 K라면에 불 올린다…농심 “유럽 판매법인 설립 검토”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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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수출 전용 라면 공장 설립도 고려 중
가격 인하 여부엔 “올해 라면값 인상 계획은 없어”
대형마트에 진열된 농심 신라면 ⓒ연합뉴스
대형마트에 진열된 농심 신라면 ⓒ연합뉴스

최근 해외에서 K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농심이 해외 수출 강화를 위한 인프라 마련에 나선다. 유럽에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수출 전용 라면 공장’을 세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22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열린 6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재 수출(실적)이 좋아 유럽 지역에 판매법인을 설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럽에서는 신라면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지역 농심 라면 매출의 약 70%를 신라면이 책임지고 있다.

신 회장은 “평택(포승공장), 부산(녹산공장) 등 기존에 확보된 부지에 수출 전용 라면 공장을 세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4106억원, 영업이익은 2121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보다 9%, 영업이익은 89.1% 증가했다. 특히 신라면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농심의 해외 법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125% 상승하면서 전체 이익 개선을 견인했다.

연구원들이 만든 라면을 시식하는 신동원 농심 회장 ⓒ농심 제공
연구원들이 만든 라면을 시식하는 신동원 농심 회장 ⓒ농심 제공

농심은 지난 2005년 미국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제품 수요가 늘어나자 2022년 미국에 제2공장을 지어 공급량을 늘린 바 있다.

제2공장 가동 효과로 현지 유통업체 매출이 확대되면서 미국 법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4%, 131.4% 상승했다. 미국 3공장 신설과 관련해서는 “현재 미국 내 부지 가격, 인건비 등 건설 비용이 올라 시간을 두고 검토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밀가루 가격 안정에 따른 라면값 인하 여부에 대해 “밀가루 한 품목만으로 라면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검토는 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 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라면 가격을 인상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농심의 올해 3대 중점 과제는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 신규 사업 육성, 수익 구조 고도화 등이다. 이병학 농심 대표 이사는 “미국 시장에서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안정적으로 마련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 등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유의미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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