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기전자, 이자보상배율 크게 악화…반도체 불황 영향
지난해 이어진 고금리 기조 속에서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급감하자 이들의 '이자 갚을 능력'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은행·보험·금융지주를 제외한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5곳의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4.9에서 지난해 2.2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한 해 영업으로 거둔 이익과 이자비용을 비교해 보여주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1 미만이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113조4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0조3300억원(26.3%) 감소했다. 반면, 이자비용은 52조2785억원으로 68.1% 증가해 이자보상배율 급감으로 이어졌다. 2021년 이자보상배율(9.2)과 대비해선 4분의 1 수준으로 악화한 수치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총 228개사(86%)의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28%(74개사)로 지난해보다 19곳, 2021년보다는 48곳 많아졌다. 지난해보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크게 악화한 업종은 IT전기전자였다.
반도체 불황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급감으로 업종 전체 영업이익은 2022년 59조925억원에서 지난해 6조5203억원으로 하락해 89%나 급감했다. 이 기간 이자비용은 2조8037억원에서 5조4867억원으로 95.7% 증가하며 이자보상배율은 21.1에서 1.2로 급격히 나빠졌다.
이어 제약업종의 영업이익이 33.8% 감소하고 이자비용은 235.5% 증가하며 이자보상배율이 29.2에서 5.7로 떨어졌다. 운송업은 영업이익이 65.2% 감소하는 동안 이자비용이 15.3% 늘어 이자보상배율이 11.2에서 3.4로, 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43.3% 줄고 이자비용은 87.9% 상승해 이자보상배율이 8.2에서 2.5로 하락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 아래인 기업은 32곳도 있었다. 태광산업(-20.2), 현대미포조선(-12.1), 신세계건설(-11.0), HJ중공업(-3.6), 현대리바트(-2.6), LG디스플레이(-2.5), 이마트(-0.1), 롯데쇼핑(0.9) 등이 이에 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