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간호사가 의사 업무…언제, 어떤 사고 터질 지 몰라”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4.03.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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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간호사들, 반강제 의사 업무”
“치료 골든타임 놓쳐…의대 교수 복귀해야”
전공의 집단이탈로 의료공백이 장기화 하고 있는 지난 25일 대구 한 대학병원 외래 진료 대기실 TV에 전공의 공석으로 진료가 지연된다는 안내문이 송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이탈로 의료공백이 장기화 하고 있는 지난 25일 대구 한 대학병원 외래 진료 대기실 TV에 전공의 공석으로 진료가 지연된다는 안내문이 송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의료 공백에 따른 의료체계 붕괴를 우려하며 정부와 의료계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공의 진료 거부 사태가 길어지면서 환자들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전공의들의 수련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들의 고충이 심각하다”며 “98개의 의사 업무 중 9개를 제외한 89개의 의사 업무를 간호사 업무로 조정하면서 PA간호사들이 과중한 업무량과 불법의료행위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 업무의 대부분을 PA간호사가 도맡는 것을 비롯해 일반 간호사들이 PA간호사 업무를 맡는 것을 두고 의료체계 붕괴를 우려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아무런 교육∙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일반 간호사들이 하루아침에 PA간호사가 되어 의사업무를 대신하고 있고, ‘지금 하지 않으면 병원 망한다’는 압박 아래 불법의료행위인 줄 알면서도 반강제적으로 의사 업무를 떠맡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력이 없는 신규 간호사를 PA간호사로 배치해 의사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있고, PA간호사를 고용이 불안한 계약직으로 뽑아 쓰는 경우도 있다”며 “정상적인 의료 인력 운영체계가 무너지고 고도의 전문성∙숙련성∙책임성이 요구되는 업무가 파행 운영됨에 따라 의료현장에서는 언제 어떤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련병원들의 파행운영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상황을 계속 방치한다면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붕괴할 뿐만 아니라 의료인력 운영체계가 붕괴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을 향해 “환자생명이 위협당하고 진료체계가 붕괴하는 상황에서 진료 정상화보다 더 시급한 것은 없다”며 “조건없이 의료현장에 복귀하고, 의대 교수는 집단 사직 계획을 철회해 조속히 진료를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수련병원들에 “전공의 진료 거부와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을 묵인, 방조하면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고 있는 수련병원들의 책임도 크다”며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와 의대교수들의 진료유지를 통한 진료 정상화 대책을 마련하고,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의 열악한 근무여건과 진료환경 개선 대책을 제시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에 대해선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강압조치를 전면 중단하고, 진료 정상화와 필수∙지역의료를 살릴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대화에 착수하라”며 “수련병원들은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과 진료환경 개선 대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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