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한 주
  • 朴在權 기자 ()
  • 승인 1997.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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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아동기금

‘노예 노동’ 어린이 2억5천만


최근 유엔아동기금(UNICEF)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촌 곳곳에서 위험한 노동을 하는 5∼14세 어린이는 2억5천만명이나 된다. 이들을 2000년까지 학교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는 60억달러가 필요한데, 이 돈은 세계 방위비의 1%에도 못미치는 액수이다.

어린이 노동에 대해서는 세 가지 오해가 있다. 첫번째는, 어린이 노동이 가난한 나라에서만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뉴욕 주 농장에서는 멕시코계 어린이가 일하고 있고,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는 가죽 공장에서 어린이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두번째 오해는, 빈곤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어린이 노동이 없어지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엔아동기금은 업주들이 어린이를 착취하지만 않는다면 어린이 노동은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는, 대부분의 어린이 노동자가 수출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오해이다. 실제로 수출 산업에 종사하는 어린이는 전체의 5%도 안되고, 나머지는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거나, 농장 또는 매춘굴에서 일한다.

유엔아동기금의 캐롤 벨라미 사무총장은 위험한 어린이 노동이 또다른 형태의 노예 노동이라며, 각국 정부에 발벗고 나서라고 촉구했다.페루

게릴라 준동… 경제 침체… 위기의 후지모리


지난 12월17일 페루 주재 일본대사관에서 벌어진 대량 인질 사태는 연말 분위기에 들떠 있던 국제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일왕 탄생 기념일(23일) 리셉션에 참석한 4백여 외교 사절과 정부 관료를 인질로 잡은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은 쿠바 체 게바라의 영향을 받은 게릴라 조직이다.

이들이 일본대사관을 표적으로 삼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일본계 2세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과 그를 지원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경고이다.

후지모리는 90년에 집권한 뒤 다섯 번이나 일본을 방문해 우의를 다졌고, 일본은 지난해까지 페루에 20억달러를 지원했다. 후지모리는 집권 후 대대적인 게릴라 소탕 작전을 벌였고, 92년에는 이번 사건을 일으킨 MRTA 지도자 빅토르 폴라이를 체포했다. 연 7000%에 이르는 인플레이션을 잡고 10%대에 이르는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룩한 덕에, 그는 문민 독재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95년 4월 대통령에 재선되었다.

그러나 외형적 성장은 극심한 빈부 격차를 초래했다. 관료들의 부정 부패가 만연했고, 96년 들어서는 주요 외화 수입원인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해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졌다. 최대 지지 기반인 군부와의 불화까지 겹치자 후지모리의 인기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MRTA는 이같은 상황을 이용했다. 농촌 빈민, 도시 실업자, 버려진 아이들을 규합해 반정부 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마약을 거래해 자금을 충당했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좌익 게릴라 활동이 기승을 부리는 페루의 정치·경제 상황은 쉽게 개선되기 힘들 것 같다. 아랍에미리트

결혼 지참금에 우는 총각들


아랍에미리트가 지참금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이 나라는 아내를 4명까지 둘 수 있는 회교 국가로서, 결혼할 때 신랑은 신부 쪽에 5백80만∼2천3백만원 정도의 지참금을 내야 한다. 호텔에서 베푸는 성대한 파티 비용은 그 2배나 되고, 결혼 선물 비용은 따로이다.

막대한 비용 때문에 이 나라 총각의 40% 정도는 아예 외국 여성과 결혼하려고 한다. 이렇게 결혼한 사람들은 문화적 차이 때문에 이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80년대 10%였던 이혼율이 최근 36%로 껑충 뛰었고, 외국 여성들한테 남편감을 빼앗기고 늙어가는 처녀도 많다. 이 때문에 92년에는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후원하는 ‘결혼 기금’이라는 단체까지 결성되어 국내 처녀와의 결혼을 장려하고 있다. 지금은 이혼 반대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정부가 비아랍계 여성과의 결혼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오만 등 주변 아랍국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는 95년 한 해 8천5백쌍이 결혼하고 3천쌍이 이혼했다. 쿠웨이트에서는 90년 21%였던 이혼율이 91년에 31%로 급증했고, 바레인도 지난해 3천3백21쌍이 결혼하고 6백91쌍이 이혼해 20.8% 이혼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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