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공포, 피하는게 상책
  • 최영재 기자 ()
  • 승인 1996.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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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존주의보 잇달아…흐린 날·대낮·실외 활동 ‘위험’
 
지난 6월8일과 9일 이틀 동안 연달아 서울에 오존주의보가 내렸다. 지난해 7월 서울시가 오존 경보제를 도입한 이후 이틀 연달아 오존주의보를 내린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서울의 대기 오염이 심각하다는 증거이다.

오존은 산화력이 강한 물질이다. 그래서 공기 정화와 음료수 소독을 하는 물질로 쓰이기도 한다. 소량일 때는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나 다량으로 존재할 때는 눈 점막과 호흡기 점막에 자극을 주어 문제가 된다. 눈과 피부보다는 특히 호흡기 피해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신동천 교수는 “오존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호흡기 기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호흡기 만성 염증이 생기고, 심하면 호흡기 상피 세포가 암의 전 단계로 변화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오존주의보가 내려졌을 때의 행동 요령을 알아본다.

야외 운동을 삼가라: 환경부의 오존 오염주의보 기준인 0.12ppm 정도의 오존 오염에 노출되었다고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린이·노약자·호흡기 질환자는 이 정도에서도 조심해야 한다. 호흡기 질환자는 이 정도 농도라도 5분 정도 노출되면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사람도 가능하면 조깅·등산을 한다거나 자전거를 탄다거나 하는 야외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낮 12∼4시가 위험: 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와 탄화수소가 햇빛을 받을 때, 공기 속 산소와 반응하여 생긴다. 햇빛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하루 가운데서도 일조량이 많은 낮 12시 무렵부터 오후 3∼4시까지가 오존 오염도가 가장 높다. 같은 날이라도 아침과 밤에는 오존 오염도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사량이 많은 낮 시간대가 가장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건물 안으로 피하라:오존은 먼지와는 다른 오염 물질이라서 마스크를 써도 걸러지지 않는다. 선글라스도 소용 없다. 일단 오존주의보가 나면 가까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낫다. 건물 안에서는 외부보다 오존 오염도가 절반이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흐린 날은 더욱 위험: 오존 오염도가 높고 날씨까지 흐리면 더욱 나쁘다. 흐린 날은 대기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날 낮에는 가능하면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좋다.

대기 오염은 불특정 다수에게 광범위하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신동천 교수는 “정부가 이왕 오존 경보제를 도입했으면 적극 홍보해서 주민들이 안전 수칙을 잘 지키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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