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민중의 분노 폭발하다
  • 김 당 기자 ()
  • 승인 1998.11.19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0개 시민·사회 단체 주최 ‘민중대회’고통 전담 강요받는 대중의 분노 폭발
지난해 11월 초 외국 언론들은 연일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을 보도했다. 그때만 해도 IMF 체제라는 낯선 용어는 우리와는 무관한 먼 나라 얘기쯤으로 들렸다. 그러나 얼마 뒤 한국 정부는 IMF 긴급 구제 금융 요청을 공식 발표했다.

그로부터 1년. 낯설기만 했던 IMF 체제는 이제 경제는 물론이고 알게 모르게 생활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 변수’가 되어 버렸다. 실제로 IMF 체제 1년을 맞이해 돌아본 삶의 지표는 고통스럽고 암울한 현실 그 자체이다. 공장 3곳 중 1곳이 문을 닫았고, 2∼3% 대에 머무르던 실업률은 7% 대로 껑충 뛰어 실업자가 1백50만명을 넘어섰다. 소비가 위축되었는데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4.5%)의 두 배에 이를 전망이나, 임금 상승률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95년 만 달러를 ‘돌파’했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올해 잘해야 92년 수준(6천9백88 달러)이 될똥말똥하다. 나라 경제와 가정 살림이 7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삶의 시계 바늘을 7년 전으로 되돌려 놓은 정경 유착과 부정 부패 그리고 경제 파탄의 주역들은 여전히 고통 분담을 외면하고 있다. 민주노총·전교조·참여연대 등 60개 시민·사회 단체가 개최한 98 민중대회(11월8일 서울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울려퍼진 ‘생존권 사수·재벌 해체·IMF 반대’ 목소리는 바로 지난 1년간 고통 전담을 강요받은 민중의 분노의 함성일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