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의 군 인사 전망
  • 李政勳 기자 ()
  • 승인 199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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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 총장 후보에 1명씩 끼여…몇명 오를지 관심
김대중 대통령의 군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형성된 영남 군맥이 호남 또는 비영남으로 교체될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각군 참모총장 후보 중에는 호남 출신이 한 사람씩 끼여 있어 이런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공군은 이광학 현 총장의 임기가 3월5일 끝나므로 총장 교체가 가장 확실하다. 유력한 총장 후보로는 박춘택 작전사령관(공사 12기)과 이기현 공사 교장(공사 13기)이 거론된다. 공사 기수는 육사보다 8년 늦으므로, 공사 12기는 육사 20기와 졸업 동기이다. 올해 육군은 육사 21기에서 총장이 나올 전망이다. 따라서 박사령관이 총장이 되면 공군은 육군보다 선배인 총장을 모시게 되어, 인사 적체가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이기현 교장이 총장이 되면, 그의 선배·동기 들이 퇴역하므로 ‘인사 숨통’이 트이게 된다. 이교장은 호남 출신인 데다 박사령관과 달리 소장·중장을 1차로 진급했다. 그러나 그는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호남 출신 합참의장 또는 육군 참모총장 임명이 확실한 만큼, 지역 안배 차원에서 공군에는 비호남 출신 총장을 앉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안병철·이억수 중장이 총장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일규 현 육군 참모총장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이다. 그러나 군 내에서 육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김대통령은 취임 후 곧바로 육군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호남 출신(광주일고) 김동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도일규 현 총장이 이회창 신한국당 명예총재와 경기고 동문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합참의장으로 승진한다면 그는 육군 총장에, 도총장이 퇴임한다면 합참의장에 임명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기현 공군사관학교 교장이 공군 총장에 오르고 김동신 부사령관이 합참의장이나 육군 총장에 임명된다면 호남 군맥 형성은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이재관 1군 사령관도 육군 참모총장 후보로 거론되나, 한때 개인적 약점이 있는 것으로 소문난 적이 있다. 고려대 ROTC 출신인 김진호 2군 사령관은 <월간 윈>과 명예 훼손 문제로 송사 중인 것이 약점이다. 유재열 3군 사령관은 군수통인데도 대장에 진급해, 총장이 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육사 21기 대장들이 퇴역할 경우, 육군은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22기를 건너뛰어 곧바로 23기를 대장으로 승진시켜 군사령관 등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 23기의 진급은 연쇄 승진으로 이어지는 만큼 육군 내부에서는 환영받을 전망이다.

해군은 유삼남 현 참모총장의 임기가 내년 4월까지여서 이번 인사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해사 기수는 육사보다 2년 늦으므로, 해사 19기는 육사 21기와 동기이다. 때문에 육사 21기가 육군 총장이 되면 해군에서도 해사 19∼20기 총장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19∼20기 중 해군 중장에 보임된 제독은 4명. 전통적으로 해군은 PK 세력이 아주 강한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관심의 초점은 광주일고 출신인 이수용 해사 교장에게 쏠리고 있다. 만약 그가 총장에 임명된다면 그는 호남 출신으로는 최초로 해군 참모총장이 됨과 동시에 광주일고는 동시에 2명의 대장을 배출하는 기록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의 동기인 윤광웅 작전사령관과 이지두 합참차장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특히 윤사령관은 탄탄한 영어 실력에 국방부 요직인 획득개발국장을 지낸 바 있어, 누가 총장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 보아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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