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파헤친 김대식 교육위원
  • 나권일 광주 주재기자 (nafree@e-sisa.co.kr)
  • 승인 200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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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비 공개는 기자에게도 좋은 일"/
"언론인 식사 대접에만 4천6백만원 써"
전북도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가 열린 지난 10월23일, 김대식 교육위원은 언론홍보비의 세부 내역을 교육위원들에게 공개하라며 문용주 전북도교육감을 집중 추궁했다.


감사장에서 만난 김대식 위원은 "교육청에 자료 요청을 계속해 어떤 언론사, 어느 기자에게 얼마씩 홍보비를 지출했는지 세부 내역을 꼭 받아내겠다"라고 밝혔다.




교육청 홍보비 예산이 공개되어야 하는 이유는?


교육청이 교육홍보비라고 주장하는 예산은 따져보면 국민 세금이다. 한푼이라도 절약해야 할 돈을 관행이라면서 마구 쓰고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이다. 국고 낭비 불감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홍보비 수수 관행이 어느 정도 심각한가?


오찬이나 만찬 경비를 보면 보통 50만원 수준이다. 그냥 밥 먹는 게 아니라 향응이나 뇌물 수준이다. 전주 지역에서는 지방 언론사 기자들이 매일같이 식사를 대접하는 도교육청 출입을 선호한다는 풍문이 나돌 정도이다.


밥값으로 지출됐다는 돈은 어느 정도인가?


언론인과의 오찬·만찬 경비로 1999년에 47회 2천1백만원, 2000년에는 1백6회에 4천6백70여만원이나 집행됐다. 오찬·만찬의 1회 평균 지출 금액은 45만원 정도이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국민 혈세를 이렇게 방만하게 집행해도 되는 것인가?


도교육청이 왜 홍보비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보는가?


행정 공무원들은 아직도 기자들을 무서워한다. 교육위원으로서 나는 교육시책 실적 홍보비와 언론사 주최 행사 협찬금, 언론사 유대업무비가 구체적으로 어느 언론사에 몇 차례, 얼마씩 전달되었는지, 그리고 계좌 입금이나 현금 전달 여부 등을 상세히 밝혀 달라는 것이다.


김위원의 주장이 출입기자단과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교육청이라는 행정기관을 견제·감시하는 역할이 교육위원의 의무이다. 당연히 예산 낭비를 지적해야 한다. 공정히 보도해야 할 기자들이 교육청으로부터 홍보비를 받으면 왜곡 보도를 할 수 있다. 언론홍보비 공개는 기자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김위원 스스로도 언론홍보비 예산을 심의하고 통과시키지 않았는가?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홍보비 삭감을 계속 주장하고,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육청 언론홍보비 예산 공개 요구는 교육 개혁만이 아니라 언론 개혁을 실천하는 것이다.


전북도교육청만 문제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16개 시·도 교육청이 대부분 비슷하리라고 본다. 이번에 전북이 처음으로 공개했으니 다른 교육청들도 뒤따라야 한다. 내년 예산에는 반드시 30% 이상 홍보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예산 심의 때 노력하겠다.


지난해 전북도교육청 언론 홍보 관련 비용이 1999년에 비해 6천만원이나 증액된 이유는?


답은 간단하다. 지난해 7월 교육감 선거가 있었다. 현 교육감이 다시 출마했는데 당시 언론 플레이를 하려고 언론인들과 자주 만났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선거를 앞둔 5월과 6월에만 전북도교육청은 언론인 오찬·만찬 경비로 스물다섯 차례나 식사를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경비만 9백51만여원이다. 도교육청은 또 선거 시즌인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사실상 촌지나 다름없는 교육시책 관련 홍보비로 1천4백여만원을 지출했다.


교육청 출입기자단이 김위원을 비난하는 성명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는데?


내가 홍보비를 어느 언론사 누구에게 얼마를 지출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교육청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니까 교육청 출입 기자들이 지난 9월26일 '언론이 도교육청과 유착됐고, 장악당했다'는 내 주장에 대해 명예훼손 고소 등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왔다. 어떤 신문은 이례적으로 4단을 할애해 '김대식 의원 망언 사죄하라'는 기사까지 썼다. 공정해야 할 언론이 편파 보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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