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조 통일그룹 회장
  • 남문희 (bulgot@sisapress.com)
  • 승인 2002.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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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돈 버는 비법을 알려주마”


남한 기업이 북한에서 사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체제를 잘 안다는 조총련 기업들도 1980년대에 많이 실패했다. 사회주의 체제의 장벽은 그만큼 높고 두텁다. 북한에 진출한 100여 기업 중 현재까지 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약 20개. 그나마 수지타산을 맞추고 있는 곳은 손꼽을 정도다. 최근 몇 년간 남북 관계가 순탄했던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통일그룹 황선조 회장(47)은 “성급한 경제 논리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라고 진단한다. 북한 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비용 대비 수익 논리만 따져서는 어림없다는 얘기다. 그가 제시한 대안은 생각 바꾸기. 바로 ‘경제 논리’를 ‘통일논리’로 바꾸어 접근하라는 것이다. 대북 사업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민족의 화합과 평화를 위한 사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멀리 보면서 해가면 나중에 이익도 생긴다고 한다.


언뜻 공자님 말씀 같지만 지난 4월6일 남포에서 있은 평화자동차 종합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난 후 그의 이런 소신은 더욱 굳어진 것 같다.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북한 진출, 그것도 중공업 분야인 자동차 산업에 진출해 1년 만에 피아트 사의 씨에나 승용차 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 공장의 손익분기점은 5천대. 이 정도면 북한 내수 시장과 해외 수출을 통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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