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 박성준 기자 (snype00@sisapress.com)
  • 승인 200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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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에 실수 연발 재집권 멀어지나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의 임기말 운세가 갈수록 사나워지고 있다. 본질보다는 ‘포장’에 신경 쓰고, 신의로 국민을 설득하기보다 깜짝 쇼와 이벤트에 의존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블레어 총리가 비판의 집중 표적이 된 때는 지난 4월. 그는 당시 엘리자베스 국왕 모후의 장례식 절차에 간여했다가 왕실 고유 영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여론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다. 블레어 총리의 실수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최근 총리와 언론의 접촉 방식을, 극소수 고참 언론인들이 총리 관저를 드나들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문답을 주고받는 ‘미국식’으로 ‘혁파’한 것이다.


보수적인 영국 언론계가 이같은 조처에 발끈한 것은 당연한 일. 영국 언론들은 총리가 홍보에만 신경 쓴다며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아예 그가 독선으로 악명 높았던 대처 전 총리의 뒤를 따르고 있다는 독설이 쏟아지기도 했다.


블레어 총리는 올해 임기가 끝남에 따라 ‘단명 총리냐, 재집권이냐’를 가리는 중대한 정치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결코 그의 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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