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 사이트를 아시나요
  • 安殷周 기자 ()
  • 승인 2000.01.1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 전문 사이트 연합체… 공동 마케팅으로 비용 줄이고 매출 늘려
인터넷에 파트너십 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 사이트의 연합체인 허브 사이트가 등장해 여러 기업이 손을 잡고 인터넷에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는 등 제휴 움직임이 활발하다. 허브 사이트란 중앙의 운영 사이트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전자 상거래 사이트나 전문 사이트가 원을 이루며 연합한 ‘한 지붕 여러 가족’ 형태를 말한다.

바퀴의 중심이라는 뜻을 가진 ‘허브’에서 이름을 따온 허브 사이트는, 연합체 중심에 서서 전자 우편·홈페이지·클럽·채팅·개인 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여러 전문 사이트는 허브 사이트에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회원 정보를 공유하고, 전자 상거래를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한다.

국내 사이트 가운데에서는 인티즌(www.intizen. com), 마이비즈(mybiz.naver. com), 시작컴(www.sijaq.com), 셀피아(www.sellpia. com), 야후 쇼핑(shopping. yahoo.co.kr), 비즈클릭(www. bizclik.net) 등이 대표적인 허브 사이트.

회원 성향·아이템 별로 다양하게 조직

인티즌은 20∼30대 네티즌을 타깃으로 한 생활 정보 전문 사이트로 경매·영화·컴퓨터 서적·부동산·출산 및 육아·보험·쇼핑 정보 등을 제공하고, 전자 상거래를 시행한다. 인티즌에는 인터넷 경매 (주)옥션,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 컴퓨터 서적 판매 사이트 와우북, CD판매 사이트 포노그래프, 식도락 사이트 메뉴판, 부동산뱅크 네오넷, 출산 및 육아 사이트 베베타운, 사이버 할인점 마이킴스클럽, 교보생명 등이 참여했다. 지금까지는 네티즌이 경매에 참여하고, 영화 표를 예매하고, 컴퓨터 서적을 구입하려면 각각의 전문 사이트를 찾아다녀야 했다. 하지만 인티즌에서는 한번만 로그인하면 이 모든 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인티즌이 인터넷 사이트 간의 허브 사이트라고 한다면, 마이비즈는 인터넷 업체인 네이버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업체들이 연합한 허브 사이트이다. 인티즌이 생활 정보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대한항공ㆍ삼보컴퓨터ㆍ삼성화재ㆍ하나은행ㆍ현대증권ㆍLG전자ㆍLG캐피탈 등 7개 사가 제휴한 마이비즈는 비즈니스 전문ㆍ허브 사이트 성격을 갖는다. 네티즌은 마이비즈를 통해 항공권을 예매하고, 여행과 보험 정보를 얻으며, 은행 업무를 보는 등 비즈니스와 관련된 여러 업무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
시작컴은 대학생을 주요 타깃으로 해서 여성·교육·엔터테인먼트 등 대학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 검색·인터넷 그리팅 카드·전자 우편 서비스를 실시한다.

인티즌·마이비즈·시작컴 등이 회원별 성격에 맞춘 허브 사이트인 반면, 셀피아·야후 쇼핑·비즈클릭 등은 아이템 중심의 연합체이다. 셀피아는 경매, 야후 쇼핑은 쇼핑, 비즈클릭은 전자 상거래라는 아이템 중심으로 각각의 업체가 조직되었다.

이 가운데 셀피아는 주요 사이트의 경매 서비스를 통합해 공동 운영하는 경매 전문 허브 사이트이다. 라이코스·드림엑스·유니텔 웨피·나우누리·인터넷 버디 등 주요 포탈 사이트에서 운영되는 경매 서비스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엮은 국내 최대 인터넷 경매 사이트이다. 야후 쇼핑에서는 사이버 쇼핑 업체가 모여서 고객을 끌어들인다. 비즈클릭은 데이콤을 중심으로 전자 상거래를 원하는 업체들이 연합해서 전자 상거래에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주고받는다.

이처럼 여러 개의 인터넷 사이트나 업체가 허브 사이트 형태로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이유는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사이트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사이트로 독립해 있을 경우 회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소속된 허브 사이트가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 소속된 전문 사이트와 회원 수가 자연 증가한다. 온라인 기업이 아닌 일반 실물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 네이버 마케팅팀 오승환 팀장은 “기업마다 인터넷에서 개별적으로 마케팅을 수행할 경우에는 인력이나 비용 면에서 부담이 크고, 노하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터넷 마케팅 노하우를 지닌 업체 중심으로 함께 홍보하고 이벤트를 기획한다면, 비용 부담도 적어지고 상승 효과도 올릴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영화 예매 사이트인 맥스무비의 경우 인티즌과 제휴하면서 회원이 몇 배나 증가했다.

허브 사이트가 조직되는 또 다른 이유는 네티즌의 인터넷 문화가 포탈 중심에서 허브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허브 사이트가 출현하기 전에는 포탈 사이트가 인터넷의 중심이었다. 원하는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네티즌일수록 포탈 사이트를 거쳐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기 때문에 포탈 사이트는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 활용 능력이 뛰어난 네티즌일수록 곧바로 자신이 원하는 사이트로 이동한다. 포탈은 전문 정보를 원하는 네티즌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문화, 포탈에서 허브 중심으로 변화

뉴욕의 머서 매니지먼트 컨설팅 사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경력 2년 이상이 되면 포탈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원하는 사이트로 직접 찾아가는 네티즌이 61%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경력 2년 이상의 네티즌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포탈을 거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원하는 정보를 찾아 인터넷 여행을 떠나는 네티즌이 늘어나리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네티즌은 원하는 전문 정보를 한데 모은 곳이 있다면 미련 없이 그 사이트를 선택할 것이다. 바로 여기가 허브 사이트와 만나는 접점이다. 포탈이 쇼핑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고루 갖춘 백화점이라면, 허브 사이트는 동대문 의류 상가·용산 전자 상가와 같은 전문 시장인 것이다.

인티즌 박태웅 사장은 “허브사이트는 고객 성향을 조사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맞춤 정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할 수 있고, 베끼기 힘든 전문성을 지니고 있어 포탈이 갖는 1회성이라는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문화가 발전할수록 점점 더 많이 조직될 것이다”라고 전망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