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몸 이끌고 한 해 절반은 해외에서
  • 李哲鉉 기자 ()
  • 승인 199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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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해외 출장을 가장 많이 나가는 재벌 총수는 누구일까.‘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부르짖은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95년 해외 출장 일수는 1백92일이었다. 그런데 한라그룹 정인영 회장(76)은 이보다 18일이나 더 긴 2백10일을 기록했다. 게다가 89년 뇌일혈로 쓰러진 정회장은 두 다리와 왼손이 불편해 휠체어 신세를 져야 했다.

정회장에게 힘입은 것인지 지난해 한라그룹의 해외 시장 매출액은 1조6천억원이었다. 이는 94년에 비해 무려 50% 성장한 것이다. 한라그룹의 재계 랭킹도 18위에서 15위로 세 계단 건너뛰었다(매출액 기준).

이같은 경영 활동을 높이 평가해 한국경영학회는 5월18일 정회장에게 ‘96 경영자 대상’을 수여했다. 한국경영학회는 전국 대학의 경영학 교수 2천5백여 명으로 구성된 학술 단체이다.

정회장은 이 날 경영학 교수들 앞에서 30분간 수상 기념 특별 강연을 했다. 뇌일혈 후유증 탓에 발음은 분명하지 않았지만 메시지는 뚜렷했다. “사업가에게 필요한 것은 낙관적인 사고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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