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호랑이 잡아온 사나이
  • 김 당 기자 ()
  • 승인 199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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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소평의 세 딸을 모두 한국에 초청했던 중국통 박광식씨(49·한중문제연구소장)에게 자랑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그는 최근 평양에서 조선 호랑이를 ‘초청’했다. 비록 나무로 조각한 것이지만, 향나무에 새긴 이 호랑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양 고려호텔 현관의 유리관에 전시되었던 귀한 작품이다. 박씨는 ‘조선갈범’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작품을 평소 친분이 두터운 중국 연변 대외무역공사 총경리를 통해 북한의 노동당 조직부 장성택 제1부부장(김일성의 사위)으로부터 기증받았다.

조선갈범은 북한에서도 손꼽히는 목각 창작가 리재혁씨(류경건설무역회사 기술준비소 소속)가 94년 6월에 완성한 작품으로, 리씨가 직접 서명한 설명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갈밭 숲을 헤치고 내려오면서 위엄을 돋우는 범을 형상화했다.’

지난해 12월 평양을 출발해 고려민항을 타고 북경 공항을 거쳐 김포 공항으로 날아온 이 귀물을 초청하는 데는 비행기삯만 3백만원이 넘게 들었다. 박씨는 조선갈범을 박물관 같은 요긴한 곳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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